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 위형신【대량】에게 답함(答魏亨信【大良】)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0 / 서(9)(書(9))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10.0001.TXT.0005
위형신【대량】에게 답함
헤어진 뒤에 하염없이 시간은 흘러 이미 한 해가 지났으니, 그리운 마음은 더욱 암담해져 지나간 날만큼 쌓이네. 문득 편지를 받으니 음이 꽉 찬데서 하나의 양을 보는 것 같아 그 위안과 고마움이 어떻겠는가. 인하여 부모를 모시면서 기쁜 일이 많고 신령이 도와 건강하며, 부모를 봉양하고 남은 힘으로 공부하여 날마다 과정을 따른다고 하니, 붕우의 좋은 소식이 어찌 이보다 좋으랴! 더욱 듣고 싶었던 바라네. 나는 노쇠함이 날로 심하여 지팡이를 짚을 힘도 없으니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고 죽은 귀신이 됨을 면치 못할까 두렵네. 다만 나를 따르는 사우(士友) 가운데 젊은이들이 많은데 그들의 기대에 만분의 일도 부응하지 못하니, 생각하면 항상 대단히 두렵다네. 잘 모르겠네만 우리 벗처럼 빼어난 젊은이는 나를 보고서 감계(鑑戒)로 삼는가. 그대가 〈외필(猥筆)〉에 운운한 것은 말하자면 매우 길고 현재 이러한 상황은 그 유래가 또한 오래 되었네. 유자 기풍의 쇠퇴와 선비 추향의 분열을 지나간 역사책에서 찾아보아도 또한 이런 일이 있는가. 사람으로 하여금 분격에 개탄하게 만드니 차라리 말 하고 싶지 않네. 다만 푸른 하늘이 저 위에 있으니, 백 대 이후에 반드시 정상으로 돌아옴을 기다릴 뿐이네.
答魏亨信【大良】
別後荏苒。已易一寒暑。懷思悵黯。與日俱積。忽承惠書。怳然若窮陰之見陽。其慰沃感豁。爲何如耶。仍審侍省歡慶。神相百福。餘力佔畢。日趲程曆。朋知好音。曷踰於此尤叶願聞。義林衰索日深。策理無力。恐未免爲無聞之鬼而已。但遊從士友多少年。未有以塞其相期萬一之意。念之每切悚然。未知少年英秀如吾友者。視之爲鑑戒否。猥筆云云。言之甚長。且今日爻象。其來亦已久矣。儒風之衰薄。士趨之分裂。求之往牒。亦有是耶。令人憤歎。寧欲無言。但蒼天在上。只俟百世必反之常而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