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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김종일【석주】에게 답함(答金宗一【錫柱】)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57
김종일【석주】에게 답함
"병이 많아 옛 벗도 멀어지네."주 142)라고 하였으니 옛 사람도 오히려 그러하였거늘 하물며 오늘날임에랴. 어진 그대는 내가 병이 많다고 해서 소원(疎遠)하게 대하지 않고 편지 한 통을 뜻밖에 보내주니, 이는 옛사람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겠는가. 봉투를 열어 낮게 읊조리는 동안 나도 모르게 병세가 풀리는 것 같네. 부모를 모시면서 평안하다는 소식을 지면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한 달 전쯤의 소식이니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네. 신령이 단정한 군자를 위로하여 응당 보답을 받을 때이네. 그렇다면 마음에 위안됨이 어찌 다하겠는가. 공부가 이전과 다르지 않다고 하였는데, 이는 참으로 겸손한 말이네. 그러나 마음이 있지 않으면 어찌 이전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겠는가. 다름이 없는 것을 보고 더욱 더 노력하여 다름이 있는 지경에 이른다면 이것이 바로 학문이 발전하는 방법이네. 시속(時俗)의 말들이 어지럽다고 하였는데, 비록 지극히 두렵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 어찌 한 집안 한 사람의 재앙에 그치겠는가. 최종적인 처분은 하늘에 달렸으니, 다만 내가 해야 할 일을 다한 뒤에 기다릴 뿐이네. 의리를 강론하고 밝혀서 추향을 헤매지 않게 하며 심지(心志)를 완전하게 함양하여 지킨 바를 흔들리지 않게 하여야 하니, 이것이 사문(斯文)의 요결이며 나아가 오늘날의 급선무이네. 더욱 깊이 노력하게나.
주석 142)병이……멀어지네
맹호연(孟浩然)의 시 〈세모귀남산(歲暮歸南山)〉에 나오는 구절이다.
答金宗一【錫柱】
多病故人疎。古人猶然。況今日乎。賢不以多病而見疎。委存一書。出於料外。此其非過於古人者耶。披玩沈吟。不覺病情釋然也。侍省平安之報。得於紙面。而以一月之信。又未知見作何狀也。神勞愷弟。定應如見報時矣。慰仰曷已。工夫之無差殊處。此固撝譕之語。然心不存。則安能見其無差殊處也。見其無差殊而益加勉焉。使之至於有差殊者。此進乾之方也。時說紛紜之示。雖極可畏。然此豈一家一人之厄耶。究竟處分。有天翁在焉。惟盡其在我者以待之而已。講明義理。使所向不迷。完養心志。使所守不撓。此是斯門要旨。而尤爲今日之急事也。千萬勉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