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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이자겸【태휴】에게 답함(答李子謙【泰休】)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이자겸【태휴】에게 답함
붕우가 집을 떠나 이웃 서숙에서 머물고 있음을 이 편지를 받은 뒤에 비로소 알게 되었네. 이는 분명 책을 읽기 위한 생각에서 그러하였을 것이네. 더구나 어린 아동을 가르칠 때 네 가지 이익주 138)이 있음을 장자(張子)가 말하지 않았던가. 모름지기 가르치고 학문하는 여가에 이전 학업을 다시 익히면서 날마다 과정을 세우는 것이 어떻겠는가. 덕 있는 가문의 대대로 전해지는 시와 예의 학문을 현재에 있어서 계승할 자의 책임은 자겸과 그 주위 사람들에게 있지 않겠는가. 자겸도 또한 응당 헤아렸을 것이니, 분발하고 노력함에 힘을 남기지 말게나.
질문 : "망명한 사람은 보물로 삼을 것이 없고, 다만 어버이를 인하게 대함을 보배로 삼는다."주 139)는 말의 주에서 "인(仁)은 사랑함이다. '사랑한다[愛]'고 말하지 않고 다만 '인하게 대한다.[仁]'고 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답변 : '인(仁)'자는 뜻이 비교적 깊고 '애(愛)'자는 뜻이 비교적 얕네.
질문 : 〈현현역색장(賢賢昜色章)〉주 140)에서 먼저 어진 이를 어질게 대하고 뒤에 부모 섬김을 말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답변 : 《중용》에서 어진 이를 높이는 것이 어버이를 친히 하는 것의 앞에 있고 사람을 아는 것이 어버이를 섬기는 것의 앞에 있으니,주 141) 또한 이 뜻과 같네.
- 주석 138)네 가지 이익
- 《근사록(近思錄)》 권10 〈정사(政事)〉 64조에 나오는 내용이다. "횡거 선생(橫渠先生)이 말하기를 '사람들이 어린 아이를 가르치는 일에도 또한 유익함을 취할 수 있으니, 자기를 옭아매어 출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 유익함이요, 사람을 여러 번 가르침에 자신도 글 뜻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 두 번째 유익함이요, 아이들을 대할 적에 반드시 의관을 바르게 하고 시선을 공경하게 하는 것이 세 번째 유익함이요, 항상 자신으로 인해 남의 인재를 파괴함을 근심한다면 감히 게을리 하지 못할 것이니, 이것이 네 번째 유익함이다'[人敎小童, 亦可取益, 絆己不出入, 一益也, 授人數數, 己亦了此文義, 二益也, 對之, 必正衣冠, 尊瞻視, 三益也, 常以因己而壞, 人之才爲憂, 則不敢墮, 四益也.]"라고 하였다.
- 주석 139)망명한……삼는다
- 《대학장구》 전 10장의 〈강고(康誥)〉 단락에 이어서 나오는 구절이다.
- 주석 140)현현역색장((賢賢昜色章)
- 《논어》 〈학이(學而)〉에 보이는데, 전문은 다음과 같다. "어진 이를 어질게 여기되 색을 좋아하는 마음과 바꿔 하며, 부모를 섬기되 능히 그 힘을 다하며, 인군을 섬기되 능히 그 몸을 바치며, 붕우와 더불어 사귀되 말함에 성실함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웠다고 이르겠다.〔賢賢易色 事父母能竭其力 事君能致其身 與朋友交 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 주석 141)중용에서……있으니
- 《중용》의 구경(九經)을 말하는 순서는 수신(修身), 존현(尊賢), 친친(親親), 경대신(敬大臣), 체군신(體群臣), 자서민(子庶民), 래백공(來百工), 유원인(柔遠人), 회제후(懷諸侯)로 존현이 친친의 앞에 있다. 《중용장구》 제20장 제6절에 "그러므로 군자는 자신을 닦지 않을 수 없으니, 자신을 닦을 것을 생각한다면 어버이를 섬기지 않을 수 없고, 어버이를 섬길 것을 생각한다면 사람을 알지 않을 수 없고, 사람을 알 것을 생각한다면 천도를 알지 않을 수 없다.[故君子不可以不修身. 思修身, 不可以不事親; 思事親, 不可以不知人; 思知人, 不可以不知天.]"라고 하였다.
答李子謙【泰休】
故人之旅留隣塾。得此書而後。乃始知之。此必出於讀書之計而然也。況敎小兒有四益。非張子之言乎。須於斆學之餘。溫理舊業。俾有逐日課程如何。德門世世詩禮之業。在今日而可以繼述者。其責不在於子謙一隊人乎。想子謙亦應諒之。而奮發振勵。不遺力也。
亡人無以爲寶。仁親以爲寶。註曰。仁愛也。不曰愛。而特言仁伺。
仁字義較深。愛字義較淺。
賢賢昜色章。先言賢賢。後言事父母。
中庸尊賢在親親之先。知人在事親之前。亦是此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