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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이사경【은환】에게 답함(答李士敬【殷煥】)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43
이사경【은환】에게 답함
편지를 받아보매 얼굴을 마주한 것 같아 쓸쓸히 지내는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니, 그 고마움이 어찌 다하랴. 봄날이 더욱 따뜻해지는데 부모를 모시고 경전을 공부하면서 줄곧 건강한 지, 걱정되는 마음 그만둘 수가 없네. 편지의 '자질이 본래 변변찮다'는 말에서 겸손하게 행동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뜻을 볼 수 있으니, 학문이 발전하는 소식이 바로 여기에 있네. 다만 사경은 평소 책을 읽을 때 착실하게 탐색하는 뜻이 적기 때문에 대충대충 넘어가는 폐단이 혹 학문의 과정이 나아가는 단계에 있으니, 이는 맹렬히 살펴서 빨리 돌이켜야 하네. 통렬하게 채찍을 가할 사람으로 내가 어찌 그에 걸맞겠는가. 서로 만나 왕래한 지 오래 되었기에 의리상 도외시할 수 없네. 그러므로 나의 좁은 견해를 보내니, 아마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허물하지 않을 것이라 여겨지네. 옛사람이 말하기를 "학문은 생각을 기본으로 한다."주 113)라고 하였으며, 또한 "책을 읽을 때 깊이 생각하는 자를 두려워한다."주 114)라고 하였는데, 이 말을 절대로 대충대충 보아 지나쳐서는 안 되네. 시험 삼아 깊이 생각해보게나.
주석 113)학문은……한다
《근사록》 〈위학(爲學)〉에 보이는 말이다.
주석 114)책을……두려워한다
《소학》 〈가언(嘉言)〉에서 "후배 중에 재질이 나보다 뛰어난 자는 두려울 것이 없다. 다만 글을 읽을 때 깊이 생각하고 미뤄 탐구하는 자가 두렵다.〔後生才性過人者 不足畏 惟讀書尋思推究者 爲可畏耳〕"라 하였다. 본문의 '심(深)'은 원문에서는 '심(尋)'으로 되어 있다.
答李士敬【殷煥】
書幅相面。少紓離索之懐。慰感何已。春序向暄。侍省經況。連序貞靖。懸溯難任。姿本非薄之諭。足見譕已。省身之意。進步消息。有在於此。但士敬平日讀書。少著實探索之意。此所以悠泛之敝。或不能不在於進就之地。此可猛省而亟反之者也。痛加鞭策。愚豈其人。相從日久。義不可以相外。故敢貢謏見。想應樂聞而不以爲咎也。古人曰。學原於思。又曰。讀書只怕深思。此處切不可草草看過。試加意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