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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정사준【도흠】에게 답함(答鄭士遵【道欽】)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33
정사준【도흠】에게 답함
세월이 덧없이 흘러서 가을도 이제 저물어가고 있네. 이러한 때에 뜻하지 않게 편지 한 통을 받게 되니 고마운 마음 그지없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네. 인하여 부모를 모시면서 건강이 근래에 매우 좋다고 하며, 남은 힘으로 옛 것을 익히고 새 것을 배워 날로 훌륭한 경지에 나아간다고 하니, 더욱 듣기 원하는 바라네. 그대의 조카주 92)는 잘 자라는가. 풍골이 장대하니 반드시 큰 그릇이 될 것이네. 바라건대 잘 인도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대 사촌의 건강도 또한 편안하신가. 항상 깊이 그리워하네. 공자는 "제자는 들어가서는 효도하고 나아가서는 공손하며 행동을 조심하고 믿음을 주며 널리 대중을 사랑하되 어진 이를 가깝게 해야 하니, 이렇게 행하고 남은 힘이 있거든 곧 글을 배워야 한다."주 93)라고 하였네. 이 말은 실로 집에서 거처할 때 일상생활에서의 제일가는 말이니, 모름지기 이에 의거하여 과정을 만들어야 하며 조금이라도 간단(間斷)이 없어야 하니, 어떻게 생각하는가. 성인의 말은 비록 매우 평이하지만 그 포함하는 의미는 다하지 않음이 없으니, 시험 삼아 몇 년간 힘을 쓴다면 그 말이 나를 속이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네。편지 말미에 한 마디 해 달라고 하니, 그러므로 삼가 이런 말을 하였네.
주석 92)조카
'영함(令咸)'은 남의 조카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삼국 시대 위(魏) 나라 완적(阮籍)의 조카 완함(阮咸)이 재명(才名)이 있었으므로, 남의 조카를 아함(阿咸)이라 부르게 되었다.
주석 93)제자는……한다
《논어》 〈학이〉에 보인다.
答鄭士遵【道欽】
流光荏苒。秋令垂暮。際玆一書。獲之不意。感豁之至。不能名喻。仍審侍省候度。邇來崇適。而餘力溫知。日就佳境。尢副願聞。令咸善茁否。風骨峻茂。必成偉器。辛善爲提引如何。令從氏諸節。亦安迪耶。每切馳戀。孔子曰。弟子入則孝。出則弟。謹以信。泛愛衆而親仁。行有餘力。則以學文。此一語。寶爲居家日用第一語。須依此作課程。勿令少有間斷如何。聖人之言。雖甚平易。而其包涵無所不盡。試用幾年之力。則可知其不我欺也。紙未有一言之云。故謹此及之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