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안양립에게 답함(答安良立)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32
안양립에게 답함
편지를 받들고서 자당(慈堂)께서 강녕하고 형제간에 화락하게 지낸다는 것을 알게 되니 위안이 되고 마음이 놓임이 또한 어떻겠는가. 가정에게 공부를 배우고 집안일을 주관하는 여가에 날마다 어진 벗들과 학문을 강론하고 서로 권면한다고 하니, 자네의 올해 일은 실로 대단히 다행스럽네. 더욱 더 힘써 노력하여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어떻겠는가. 나는 병이 날로 쌓여 황천(黃泉)과의 거리가 얇은 깁을 격한 것 같으니, 하늘이 어찌 이끌어줄 일이 있겠는가. 선부군의 문집 안에 〈동구일록(同仇日錄)〉이 실려 있지 않으니, 과연 제대로 갖추지 못한 탄식이 일지 않을 수 없네. 경립(景立)이 그 글을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지 버렸는지 알 수 없지만 유실됨에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네. 시험 삼아 한번 가서 물어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만일 있다면 반드시 다소간 다듬을 부분이 없지 않을 것이니, 나에게 그 글을 보여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질문 : 《서경》 〈홍범〉에서 "상제께서 진노하여 홍범구주를 내려주지 않으시니"라고 하였으며, 또한 "하늘이 우(禹)에게 홍범구주를 내려 주시니."주 84)라고 하였습니다. 이에서 '상제[帝]'는 주재함으로 말한 것이며 '하늘[天]'은 리(理)로서 말한 것이니, 앞은 반드시 제(帝)라고 말해야 하고 뒤는 반드시 천(天)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대개 '천(天)이 진노한다.'고 하면 말이 되지 않음은 아니지만 이미 '진노하였다'고 하였으니 더욱 주재하는 상제에 매우 가깝습니다.
답변 : 홍섭(弘燮)의 의심이 이런 질문에 이르렀으니 참으로 학문이 발전하는 소식이네.
질문 : 공(功)을 당대에 세우고 덕을 후손에 드리우는데, 반드시 공은 당대에 대해 말하고 덕은 후손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대개 공은 덕의 효과요 덕은 공의 근본이니, 당대에 세우는 것은 공이 덕에 비해 큽니다. 공을 말할 정도이면 덕의 넓음을 알 수가 있으니, 만대에 전하는 것은 덕이 근본이 됩니다. 그 근본이 있으면 그 말단은 절로 실행될 수 있습니다. 《서경》 〈미자(微子)〉에서 "신과 사람을 공경하였다."라고 하였는데, 반드시 신을 먼저 말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대개 신은 어렵고 사람은 쉬우니, 그러므로 먼저 그 어려움을 말한 것입니까.
답변 : 공과 덕, 신과 사람에 대한 변론은 옳다.
질문 : 《중용》의 서문에서 "일(一)은 본심의 올바름을 지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一則守其本心之正而不離也〕"주 85)라고 하였는데, 여기에서의 본심(本心)은 전적으로 도심(道心)으로 볼 수 없을 듯하니, 인심(人心)이 합쳐져 있는 것도 또한 본심입니다. 그렇다면 '정(正)'자는 또한 "성명의 바름에서 근원하였다.[原於性命之正]"주 86)에서의 정(正)자와 같지 않습니다.
답변 : 인심(人心)이 바르면 모두 도심이네.
질문 : "중(中)은 천하의 올바른 도이고, 용(庸)은 천하의 정해진 이치이다.[中者, 天下之正道, 庸者, 天下之定理]"주 87)라고 하였는데, 정(正)과 정(定), 도(道)와 리(理)는 나눠서 상대하여 말한 것입니다。대개 중(中)은 어떤 상황에 따라 존재하기 때문에 "정도(正道)"라고 하였고, 용(庸)은 평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정리(定理)"라고 하였습니다.
답변 : 이와 같이 본다면 옳은 것 같네. 또한 모름지기 정(正)자 위에 '치우치지 않는다.[不偏]'는 글자를 붙여야 하며, '정(定)'자 위에 '바꾸지 않는다.[不易]'는 글자를 붙여야 비로소 옳네. 이를 알지 않으면 안 되네.
질문 : 홍섭은 《맹자》 〈우산지목장(牛山之木章)〉 상단의 "낮밤[日夜]으로 자라는 바."와 하단의 "낮밤[日夜]으로 자라는 바."주 88)에서의 '일야(日夜)'는 저 '낮밤'을 가리킨다고 생각합니다. 철원은 "일찍이 전배의 말을 보건대 앞의 '일야'는 '낮과 밤'으로 말한 것이며, 뒤의 '일야'는 '하루의 밤'으로서 말하니, 모름지기 이와 같이 말하여야 바야흐로 본문의 올바른 뜻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답변 : 하단 철원의 생각이 옳네.
질문 : 《중용》에서 "군자의 도는 비(費)하되 은(隱)하다."주 89)라고 하였습니다. 하늘과 땅의 솔개와 물고기가 바로 이 도인데, 다만 "군자의 도"라고 하였습니다. 대개 다만 이 장의 장하주(章下註)에서 "도를 떠날 수 없다"주 90)는 한 단락을 보면, 그 의미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도는 본래 떠날 수 없는데, 능히 떠나지 않는 자는 군자입니다. 수장(首章)에서 성(性)과 도(道)와 교(敎)에 대해 말하면서 군자를 그 주된 대상자로 삼아서 "군자는 보이지 않는 바에도 경계하고 조심한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명백하지 않겠습니까.
답변 : 27장에서 "위대하도다. 성인의 도여! 양양(洋洋)히 만물을 발육하였다."라는 말이 또한 이 뜻이네.
질문 : "천하 사람으로 하여금 재계하고 옷을 잘 차려입고서."주 91)라는 말은 귀신으로 하여금 그렇게 시킨다는 것이니, 하늘이 만물을 낳을 때 한 근본에서 나오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늘이 이 백성을 낳을 때 선지자로 하여금 후지자를 깨우치게 하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답변 : 그렇다네.
주석 84)상제께서……주시니
《서경》 〈홍범〉 제3장에서 기자(箕子)가 한 말로 "내가 들으니, 옛날 곤이 홍수를 막아 오행을 어지럽게 진열하자 상제가 진노하여 홍범구주를 내려 주지 않으니 이륜이 무너지게 되었다. 곤이 귀양 가 죽고, 우 임금이 뒤이어 일어나자 하늘이 우 임금에게 홍범구주를 내려 주니, 이륜이 펴지게 되었다.[我聞 在昔鯀 堙洪水 汨陳其五行 帝乃震怒 不畀洪範九疇 彛倫攸斁 鯀則殛死 禹乃嗣興 天乃錫禹洪範九疇 彛倫攸敍]"라 하였다.
주석 85)일(一)은……것이다
이는 주자가 지은 〈중용장구서(中庸章句序)〉에 보이는 내용으로, 《서경》 〈대우모(大禹謨)〉의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은미하니, 정(精)하게 살피고 한결같이 하여야 진실로 그 중도를 잡을 것이다.[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라는 구절을 해석한 것인데, 본문은 아래와 같다. "사람은 이 형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가 없으므로 비록 상지라도 인심이 없지 않고, 또한 이 성(性)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가 없으므로 비록 하우라도 도심이 없지 않으니, 인심과 도심이 두 가지가 방촌(마음)의 사이에 뒤섞여 있어서 다스릴 바를 알지 못하면 위태로운 것은 더욱 위태로워지고 은미한 것은 더욱 은미해져서 천리의 공변됨이 끝내 인욕의 사사로움을 이길 수가 없을 것이다. 정(精)은 인심과 도심 두 가지의 사이를 살펴 뒤섞이지 않게 하는 것이고 일(一)은 본심의 올바름을 지켜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니, 이에 종사하여 조금도 간단함이 없어 반드시 도심으로 하여금 일신의 주장이 되게 하고 인심으로 하여금 매양 도심의 명령을 듣게 하면, 위태로운 것이 편안하게 되고 은미한 것이 드러나게 되어 동(動)ㆍ정(靜)과 말하고 행하는 것이 저절로 과(過)ㆍ불급(不及)의 잘못이 없게 될 것이다.[人莫不有是形, 故雖上智, 不能無人心, 亦莫不有是性, 故雖下愚, 不能無道心, 二者雜於方寸之間, 而不知所以治之, 則危者愈危, 微者愈微, 而天理之公, 卒無以勝夫人欲之私矣. 精則察夫二者之間而不雜也, 一則守其本心之正而不離也, 從事於斯, 無少間斷, 必使道心常爲一身之主, 而人心每聽命焉, 則危者安, 微者著, 而動靜云爲, 自無過不及之差矣.]"
주석 86)성명의 바름에서 근원하였다
〈중용장구서(中庸章句序)〉의 "심(心)의 허령지각은 하나일 뿐인데, 인심과 도심이 다른 점이 있다고 하는 것은, 하나는 형기의 사(私)에서 생겨나고 하나는 성명의 정(正)에서 근원하여, 지각을 하는 것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心之虛靈知覺 一而已矣 而以爲有人心道心之異者 則以其或生於形氣之私 或原於性命之正 而所以爲知覺者不同]"라는 말에서 나왔다.
주석 87)중은……이치이다
《중용장구》 제하(題下) 주희(朱熹)의 주에 정이(程頤)의 말을 인용하여 "편벽되지 않음을 '중'이라 이르고 변치 않음을 '용'이라 이르니, '중'은 천하의 정도이고 '용'은 천하의 정해진 이치이다.[不偏之謂中, 不易之謂庸. 中者, 天下之正道; 庸者, 天下之定理.]"라고 하였다.
주석 88)상단의……자라는 바
《맹자》〈고자 상(告子上)〉에 보이는 말이다. "우산(牛山)의 나무가 일찍이 아름다웠는데, 대국(大國)의 교외(郊外)이기 때문에 도끼와 자귀로 매일 나무를 베어 가니, 아름답게 될 수 있겠는가. 그 밤낮으로 자라나는 바와 우로(雨露)가 적셔 주는 바에 싹이 나오는 것이 없지 않건마는, 소와 양이 또 따라서 방목되므로 이 때문에 저와 같이 탁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 탁탁한 것만을 보고는 일찍이 훌륭한 재목이 있은 적이 없다고 여기니, 이것이 어찌 산의 본성이겠는가. 비록 사람에게 보존된 것인들 어찌 인의의 마음이 없으리오마는 그 양심을 잃어버린 것이 또한 도끼와 자귀가 나무를 아침마다 베어 가는 것과 같으니, 아름답게 될 수 있겠는가. 밤에 자라나는 바와 아침의 맑은 기운에 그 좋아함과 미워함이 사람과 서로 가까운 게 얼마 안 되는데, 낮에 하는 소행이 그 양심에 질곡을 채워 버리나니, 반복하여 질곡을 채워 버리면 그 밤에 맑았던 기운이 보존될 수 없고, 밤에 맑았던 기운이 보존될 수 없으면 금수와의 차이가 멀지 않게 된다.〔牛山之木 嘗美矣 以其郊於大國也 斧斤 伐之 可以爲美乎 是其日夜之所息 雨露之所潤 非無萌蘖之生焉 牛羊 又從而牧之 是以 若彼濯濯也 人見其濯濯也 以爲未嘗有材焉 此豈山之性也哉 雖存乎人者 豈無仁義之心哉 其所以放其良心者 亦猶斧斤之於木也 旦旦而伐之 可以爲美乎 其日夜之所息 平旦之氣 其好惡與人相近也者幾希 則其旦晝之所爲 有梏亡之矣 梏之反覆 則其夜氣不足以存 夜氣不足以存 則其違禽獸不遠矣〕"라 하였다.
주석 89)군자의……은하다
《중용》 제12장에 보이는 말이다.
주석 90)장하주에서……없다
주자는 장하주에서 "이 장은 자사가 한 말로 수장(首章)의 도를 떠날 수 없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이다."라 하였다.
주석 91)천하……차려입고서
《중용장구》 제16장에 "귀신의 덕이 성대하다.……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재계하고 옷을 잘 차려 입고서 제사를 받들게 하고, 뚜렷하게 그 위에 있는 듯하고 그 좌우에 있는 듯하다.〔鬼神之爲德 其盛矣……使天下之人齊明盛服 以承祭祀 洋洋乎如在其上 如在其左右〕" 하였다.
答安良立
承書以知萱幃康寧。棣床湛樂。區區慰豁。何又如之。趨庭幹蠱之餘。日與賢朋友講討切德。良立今年事實。爲萬幸。益加勉勉。母負此好際會如何。義林病與日積。去黃瓖如隔紗。天何可提之有。先集中同仇日錄之不載。果不無未備之歎。未知景立至今藏弆其文字。而不至遺失否也。試一往焉而問之如何。如有則必不無多少澄栽處。爲之示及如何。
帝乃震怒。不畀洪範九疇。又曰。天乃錫禹洪範九疇。帝以主宰言。天以理言。上必言帝。下必言天。盖天乃震怒。非不成說。而旣曰震怒。尢襯貼於主宰之帝也。
弘變疑得至此。正是進歩消息。
功加于時。德垂後裔。必言功於時。言德於後裔者何。盖功者德之效。德者功之本。加于一時者。功爲大。言功則德之廣可知。傅于萬世者。德爲本。有其本則末可得以舉矣。肅㳟神人。必先言神何。盖神難而人昜。故先言其難耶。
功德神人之辨。得之。
一則守其本心之正而不離也。此本心。似不當專以道心看。人心之合有者。亦是本心也。然則正字。亦與原於性命之正字。不同
人心正。則皆是道心也。
中者。天下之正道。庸者。天下之定理。正與定。道與理。分言者。盖中隨時而在。故曰正道。庸平常也。故曰定理。
如此看似得。又須知正字貼上不偏字。定字貼上不昜字。始得矣。此又不可不知。
弘燮以爲牛山之木上段日夜之所息。下段日夜之所息。此日夜便是那日夜。澈源以爲曾見前輩說。上日夜。以日與夜言之。下日夜。以日之夜言之。須着如此說。方可以合乎本文正義。
下段是。
君子之道。費而隱。天地鳶魚。皆是道也。待曰君子之道。盖只觀此章章下。道不可離一段。可見矣。道本不可離。而能不難者。君子也。首章言性道敎。而以君子爲主而曰。君子戒慎乎其所不睹云。豈不明且白乎。
二十七章大哉聖人之道。洋洋乎發育萬物。亦此意。
使天下之人。齊明盛服。使是鬼神使之。如天之生物使之一本。天之生此民。使先知覺後知。一義也。
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