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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안양립【홍섭】에게 답함(與安良立【弘燮】)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30
안양립【홍섭】에게 답함
듣자하니 그대가 장차 한양으로 길을 나선다고 하는데 과연 사실인가. 이번 여행길의 옳고 그름에 대해 내가 연전에 자세히 말해주었는데, 그대도 또한 나의 말을 그르다고 여기지 않고 반드시 믿었을 것이라 생각되네. 이미 믿었다가 이윽고 태도를 바꾸었으니, 이 무슨 행태인가. 뜻이 이미 섰다면 비록 천만의 사람이 말을 하더라도 나의 머리털 하나도 동요하지 않아야 바야흐로 성공할 수 있는데, 어찌 진퇴와 향배를 이처럼 일정함이 없이 행동하는가. 내가 이전에 말을 하면서 이미 자세히 설명하였는데도 그대가 그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나 또한 마땅히 다시는 말을 하지 않아야겠네. 그러나 다시 이렇게 말하는 것은 선대인이 살아 있을 때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네. 구천의 영혼이 만약 이런 사실을 안다면, 어찌 우리 벗을 책망하는 한 마디 말이 없지 않겠는가. 깊이 헤아려보게나.
與安良立【弘燮】
聞君將有洛行之意。果然耶。此行當否。愚於年前言之詳矣。想君亦以愚言。不以爲非而必信之矣。旣信之而旋改之。此何模樣耶。志旣立矣。則雖千萬人之言。而不動吾一髮。方能有成。豈進退向背。若是無常耶。愚之前言。旣已詳悉。而君不之聽焉。則愚亦不當復有所言矣。然復此云云者。恐負先大人當日之意故也。九泉之靈。如或有知。豈不以無一言謂非吾友也耶。千萬諒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