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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문자성에게 답함(答文子惺)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23
문자성에게 답함
심(心)은 기의 정밀하고 맑은 것으로 허령과 지각이 그 본체이며 본질이네. 지금 허령과 지각을 버려두고 다만 일곱 구멍주 50)이나 다섯 구멍,주 51) 또는 피지 않은 연꽃 같은 것주 52)을 가리켜서 기질지심이라고 이르는 것인가? 잘 모르겠네만 이럴 때의 마음은 무슨 마음인가? 형질의 이면에서 오르내리며 유통하는 것은 하나라도 기가 아님이 없으며, 안으로 오장부터 밖으로 모든 신체에 이르기까지 하나라도 질(質)이 아님이 없네. 지금 온 몸의 기질 이외에 특별히 심의 기질을 들었으니, 잘 모르겠네만 이 기질은 무슨 기질인가? 편지 내용 중에 '몸의 주재가 된다.'는 말을 '리의 오묘함'으로 고친다면 좋을 것 같네. 만약 임군(任君)의 말과 같다면 기의 신령함은 다만 몸의 주재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질문 : '리(理)는 구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달빛은 본래 넓고 좁음의 구분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으며, '리는 구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창틈으로 넓거나 좁게 받아들인 것이 달빛 아님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53)53) 리는……같습니다 : 이에 대해 노사는 "본연(本然)은 달빛과 같고, 품부(稟賦) 받은 편전(偏全)은 창틈의 크고 작음이 있는 것과 같네. 그러나 달빛을 받은 것은 때에 따라 같지 않고 본연의 이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마치 창문의 크고 작은 틈에서 받은 것이 모두 달빛 아닌 것이 없는 것과 같네. 이치의 본연을 말하지 못한 것은 달빛이 본래 대소의 구분이 없는 것과 같네.〔本然如月光, 所受偏全如窓隙有大小. 而所受月光隨而不同, 本然之理無乎不在者, 如云窓隙大小之所受罔非月光也. 爲理之本然則不可云者, 如云月光本無大小之分也.〕"라고 하였다. 《노사집 권9 답민극증(答閔克中)》 두 번째.
그렇다면 구분이 없다고 한 곳은 구분이 없는 것으로 보고 구분이 있다고 한 곳은 구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도 괜찮겠습니까.
답변 : 성(性)이란 만물의 한 가지 근원이니 과연 구분이 있겠는가. 건도(乾道)가 변화하여 각각 그 성명(性命)을 바르게 하니, 과연 구분이 없겠는가. 모름지기 구분이 없는 가운데 구분이 있는 것을 알아야 하니, 과연 한쪽으로 치우친 견해에 이르지 않아야 하네.
질문 : '천리(天理)'라고 하고 또는 '천명(天命)'이라고 하는데, 리(理)라고 하는 것은 주재처로써 말한 것이며, 명(命)이라고 하는 것은 유행처로써 말한 것입니까.
답변 : 존재한 것으로 말하면 리라고 이르고 부여받은 것으로 말하면 명이라 말하네. 유행하는 것으로 말하면 도라고 하고, 주재하는 것으로 말하면 상제라고 하네.
질문 : 본연지성은 진흙이 혼탁한 가운데 나아가 전적으로 물이 맑은 것을 가리켜서 말한 것이요, 기질지성은 물과 진흙을 겸하여 말한 것입니까.
답변 :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은 두 성이 아니네. 예를 들면 그릇으로 물을 담을 때 물은 참으로 본연지성에 해당하고 물과 겸하여 그릇까지 가리키면 바로 기질지성에 해당한다네.
질문 : 심(心)이 아직 발하지 않았을 때 기질지성이 있거나 기질지성이 없거나에 대하여 묻습니다.
답변 : 내가 일찍이 물로써 비유하였네. 물이 더러운 그릇에 담겨 있어도 동(動)하지 않으면 그 맑음은 깨끗한 그릇에 담겨 있는 것과 다르지 않네. 그러나 그 그릇을 더러운 그릇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며, 또한 더러운 그릇을 가지고서 물에 더럽고 깨끗한 분수가 있다고 말할 수 없네.
질문 : 소자(邵子, 소옹)가 "성이란 도의 형체이다.……"주 54)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 묻습니다.
답변 : 도는 만물에 담겨 있지만 소리와 색깔도 없고 일정한 장소도 없는데, 성(性)은 도가 주머니에 담겨져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도의 형체라고 한 것이네.
질문 : 주자는 "심(心)은 물과 같으며 성(性)은 물이 고요한 것과 같으며, 정(情)은 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주 55)라고 하였으며, 사계는 "심은 그릇과 같고, 성은 그릇 안의 물과 같으며, 정은 물이 밖으로 쏟아진 것과 같다."주 56)라고 하였는데, 두 말이 같지 않은 것은 어째서입니까.
답변 : 소자는 "심이란 성의 외성[郛郭]이다."주 57)라고 하였는데, 외성은 그릇이 아닌가? 심이 성을 갖춘 것으로 말하자면 심은 그릇과 같고 성은 물과 같네. 심이 성정을 거느린 것으로 말하자면 심은 물과 같으며 물이 고요한 것은 성과 같으며 물이 움직인 것은 정과 같네.
질문 : 경(敬)과 의(義)의 공부는 참으로 마땅히 함께 나아가야 하니, 정자는 "경으로써 안을 곧게 한다."고 하였으니, 곧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의로써 밖을 방정하게 한다."주 58)고 하였으니, 방정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답변 : '정(靜)할 때는 마음이 깃 들일 곳을 찾을 수 없으며 동(動)할 때는 억지로 안배할 수 없다.'주 59)고 하였네. 그러므로 '이(以)'자가 '의(義)'자 위에 있으면 또한 억지로 안배하는 병이 없을 수 없네.
질문 : 명덕(明德)을 심(心)으로서 말하면 도심(道心)이요, 인심(人心)이 아닙니다. 성(性)으로서 말한다면 본연지성이요, 기질지성이 아닙니다. 정(情)으로서 말한다면 천리요, 인욕이 아닙니다. 그러나 인심이 올바른 곳을 얻으면 곧 도심이요, 기질이 법도를 따르는 곳은 즉 본연지성이요, 인욕이 물러난 곳은 즉 천리입니다.
답변 : 두 말이 모두 좋네. 다만 인심은 본래 좋지 않은 것이네.
성인이 도의 체용(體用)을 말할 때 대부분 체에 대해 먼저 말한다.
성현의 말은 대부분 유행(流行)을 거슬러 올라가 근원을 가리킨다.
'심(心)이 태극이 된다.'주 60)는 것은 하나로 합치하여 말한 것이고, '성(性)은 태극과 같고 심(心)은 음양과 같다.'주 61)고 한 것은 따로 분리하여 말한 것이다.
영(靈)과 신(神)주 62)은 비록 두 물건이지만 서로 약간 분수의 차이가 있다.
지각은 심(心) 상에 나아가 동정(動靜)을 겸하여 말한 것이고, 정(情)은 다만 동처(動處)로서 말한 것이다.
'정허(靜虛)'주 63)의 '허(虛)'는 미발의 체를 가리켜서 말한 것이요, '허령(虛靈)'주 64)의 '허(虛)'는 미발과 이발을 통틀어서 본심(本心)의 체를 가리켜서 말한 것이다。
"하늘의 명은, 아! 심원하여 그치지 않는다."주 65)는 말은 하늘의 경을 이르고, "해와 달이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사시가 어긋나지 않는다."주 66)는 말은 하늘의 신을 이른 것이다. "천지의 상도(常道)는 그 마음이 만물에 두루 미쳐도 사심(私心)이 없는 것이다."주 67)라고 하였으니, 의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다만 경은 굳게 잡는다는 의미이니, 대부분 사람의 일에 나아가서 바야흐로 말한 것이다. 아마도 어진 그대는 경(敬)자의 본래 의미에 대해 자세히 살펴봄이 부족한 듯하다.
천명과 오상(五常)이 어찌 두 사물이랴. 오상은 다만 천명의 조목이다. 만약 천명을 뒤섞이지 않는 사물이라 하고 오상을 떨어지지 않는 사물이라 여긴다면, 태극은 과연 흐리멍덩하여 골자가 없는 사물이란 말인가。이에 이층, 삼층의 설이 일어나게 된 까닭이다.
그대가 '계신(戒愼)'주 68)에 대해 말하였는데, 주자도 또한 동정(動靜)을 관통하여 말한 것이 있으며, 오로지 정(靜)으로써 말한 것이 있다. 천리는 인사(人事)의 밖에 있지 않으니, 인사상 마땅히 그러해야 할 것이 바로 천리이다. 그러므로 소당연(所當然)과 소이연(所以然)은 모두 리(理)이다.
주석 50)일곱 구멍
심장에 있는 일곱 개의 구멍을 말한다. 이 외에도 사람의 얼굴에 있는 일곱 개의 구멍 곧 귀ㆍ눈ㆍ코에 각각 두 개씩 있고 입에 하나가 있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인체가 외부와 통하는 일곱 개의 구멍 곧 눈ㆍ코ㆍ귀ㆍ혀ㆍ입ㆍ항문ㆍ요도를 말하기도 한다.
주석 51)다섯 구멍
간(肝)은 눈으로 구멍이 나 있고, 심(心)은 혀로 구멍이 나 있고, 비(脾)는 입으로 구멍이 나 있고, 폐(肺)는 코로 구멍이 나 있고, 신(腎)은 귀로 구멍이 나 있다는 한의학 이론이다.
주석 52)피지……같은 것
심장의 형상을 표현한 말인데, 이 속에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천진(天眞)한 기운을 끌어들인다고 한다.
주석 54)성이란 도의 형체이다
소옹(邵雍)의 〈격양집서(擊壤集序)〉에 보인다.
주석 55)심은……같다
《주자어류》 권5에 보인다.
주석 56)심은……같다
《사계선생유고》 권10 〈어록(語錄)〉에 보인다.
주석 57)심이란 성의 외성이다
〈격양집서(擊壤集序)〉에 보인다.
주석 58)경으로써……한다
《주역》 〈곤괘(坤卦) 문언(文言)〉에는 '경이직내(敬以直內)'라고 하였는데 정자는 '이경직내(以敬直內)'라고 하였다. 《근사록》 권4에 정자가 말하기를 "경하여 안을 곧게 하고 의하여 밖을 바르게 하는 것은 인이다. 만약 경으로써 안을 바르게 하고자 한다면 바르지 않게 될 것이다. 반드시 어떤 할 일을 두고 효과를 예기치 않으면 곧게 될 것이다.[敬以直內, 義以方外, 仁也. 若以敬直內則便不直矣, 必有事焉而勿正, 則直也.]"라고 하였다.
주석 59)정(靜)할…… 없다
《주자대전》 권64 〈호남의 여러 사람들과 중화를 논한 첫 편지[與湖南諸公論中和第一書]〉에 "아직 발하기 전에는 찾을 수 없으며, 이미 발한 뒤에는 안배할 수 없으니, 오직 평소에 엄숙하고 공경하며 함영(涵泳)하는 공부가 지극하다면 그 발하기 전엔 거울처럼 밝고 물처럼 고요한 것이며, 그 발할 때엔 절도에 맞지 않음이 없다. 이것이 평소에 쓰는 본령의 공부이다.〔未發之前, 不可尋覓, 已發之後, 不容安排. 惟平日莊敬涵養之工至, 則其未發也鏡明水止, 而其發也無不中節矣. 此是日用本領工夫.〕"라고 하였다.
주석 60)심이 태극이 된다
소옹(邵雍)의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권14 〈관물 외편 하(觀物外篇下)〉에 보인다.
주석 61)성은……같다
《주자어류》 권5 〈성리(性理)〉에 보인다.
주석 62)영(靈)과 신(神)
허령(虛靈)과 신명(神明)을 가리킨다.
주석 63)정허(靜虛)
주돈이(周敦頤)의 《통서(通書)》 권20 〈성학편(聖學篇)〉에 보인다. 즉 "성인은 배워서 될 수 있는 것인가? 그렇다。요체가 있는가? 있다。그 요체가 무엇인가? 일(一)이 요체이니, 일이라는 것은 무욕을 말한다。무욕이 되면 정(靜)할 때에는 허(虛)하고 동(動)할 때에는 직(直)하다。정할 때에 허하면 명(明)하고 명하면 통(通)하며, 동할 때에 직하면 공(公)하고 공하면 부(溥)한다。그리하여 명해서 통하고 공해서 부하면 거의 가깝게 될 것이다。[聖可學乎 曰可 有要乎 曰有 請問焉 曰 一爲要 一者無欲也 無欲則靜虛動直 靜虛則明 明則通 動直則公 公則溥 明通公溥 庶矣乎]"라는 말에서 추출한 것이다.
주석 64)허령(虛靈)
《대학장구》 경 1장의 주에서 주자는 "명덕은 사람이 하늘에서 얻은 것으로 허령하고 어둡지 않아서 중리(衆理)를 갖추고 만사(萬事)에 응하는 것이다. 다만 기품(氣稟)에 구애되고 인욕(人慾)에 가려지면 때로 어두울 경우가 있으나, 그 본체의 밝음은 일찍이 그친 적이 없었다.〔明德者 人之所得乎天 而虛靈不昧 以具衆理而應萬事者也 但爲氣稟所拘 人欲所蔽 則有時而昏 然其本體之明 則有未嘗息者.〕"라고 하였다.
주석 65)하늘의……않는다
《시경》 〈주송(周頌) 유천지명(維天之命〉에 보이는 말이다.
주석 66)해와……않는다
《주역》 〈예괘(豫卦)〉의 단전(彖傳)에 보이는 말이다.
주석 67)천지의……것이다
《근사록》 권2 〈위학(爲學)〉에서 정호(程顥)가 한 말이다.
주석 68)계신(戒愼)
《중용장구(中庸章句)》 1장(章)에 "도라는 것은 잠시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니, 떠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보이지 않아도 조심하는 것이요, 들리지 않아도 두려워하는 것이다.[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非道 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라 하였다.
答文子惺
心是氣之精爽。而虛靈知覺。其當體也本旨也。今舍虛靈知覺。而但指其七竅五竅如未敷蓮花者。而謂之氣質之心。未知此心何心也。升降流通於形質之裹面者。無一而非氣也。內自五臟。外至百體。無一而非質也。今外周身氣質。而特擧心之氣質。未知此氣質何氣質也.主於身。改以理之妙爲好。若如任君之言。則氣之靈。獨非主於身者耶。
有言理無分者。如云月光本無大小之分也。有言理有分者。如云窓隙大小之所受。無非月光也。然則無分處以無分看。有分處以有分看。可乎。
性者萬物之一原。果有分乎。乾道變化。各正性命。果無分乎。須知無分中有分。果不至爲一偏之見也。
曰天理曰天命。理以主宰處言。命以流行處言。
以其所存在而謂之理。以其所賦畀而謂之命。以其所流行而謂之道。以其所主宰而謂之帝.
本然之性。就泥濁中。全指水之淸者而言。氣質之性。兼水與泥而言。
本然性氣質性。非二性也。如以器貯水。水固本然之性。而兼指其器。則氣質之性也。
未發。有氣質性無氣質性云云。
愚嘗以水喩之。水在汚器而不動。則其淸。與在潔器者無異。然其器則不可謂非汚器。亦不可以其汚器而謂水有分數也。
邵子曰。性者道之形體云云。
道在萬物。無聲色無方所。而性其結褁處也。故謂之道之形。
朱子曰。心如水。性猶水之靜。情則水之流。沙溪曰。心如器。性如器中之水。情如水瀉出於外。兩說不同何。邵子曰。心者性之郛郭。郛郭非器乎。以心具性言。則心猶器也。性猶水也。以心統性情言。則心猶水。而水之靜猶性也。水之動猶情也。
敬義用功。固當倂進。程子曰。以敬直內則。不直亦可。曰以義方外。則不方乎。
靜不可尋覓。動不可安排。以字在義字上。則亦不無安排之病。
明德以心言。則道心也非人心也。以性言。則本然也。非氣質也。以情言。則天理也非人欲也。然人心之得正處。卽道心也。氣質之循軌處。卽本然也。人欲之退縮處。卽天理也。
兩說皆好。但人心。本非不好底。
聖人言道之體用。多用先於體。
聖賢之言。多沿流而指源。
心爲太極。是合一說。性猶太極。心猶陰陽。是分開說。靈與神。雖非二物。而煞有分數。
知覺就心上。該動靜而言。情特以動處說。
靜虛之虛。指未發之體而言。虛靈之虛。統未發已發。而指本心體而言。
維天之命。於穆不已。天之敬也。日月不過。而四時不忒。天之信也。天地之常以其心普萬物而無心。可謂之有意乎。但敬是把捉底意。多到人事上方說得者。恐賢於敬字本旨。欠消詳。
天命五常。豈二物乎。五常只是天命之條理。若以天命爲不離底物。五常爲不離底物。則太極果是儱侗無骨之物。而二層三層之說所以起也。
戒愼云云。朱子亦有以貫動靜而言者。有專以靜而言者。天理不在人事之外。人事上當然底。是天理也。是以所當然所以然。皆理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