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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문자성【형】에게 답함(答文子惺【炯】)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20
문자성【형】에게 답함
마음을 수렴하고 함양하는 것은 참으로 가장 으뜸가는 법문인데, 다만 오랫동안 놓아버린 마음을 갑자기 가둬서 안정시키는 것은 아마도 싹을 뽑아 조장(助長)하는 근심주 39)이 없을 수가 없네. 이것이 가장 걱정이 되니, 이는 자신이 스스로 헤아리고 노력하기를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지, 옆 사람이 그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네. 주자는 "리(理)와 기(氣)는 하나이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이다."라고 했는데, 심(心)과 성(性)도 또한 그와 같네. 이른바 '한 가지'로서 말한다면 심을 리(理)라 불러도 누가 그르다고 하겠는가. 이른바 '두 가지'로서 말한다면 심과 리는 경계를 나누지 않을 수가 없네. 선철들이 말을 한 것이 같지 않은 것이 대개 이 때문이네. 보내준 편지에서 "리(理)가 있으므로 신령한 것이지, 신령한 것이 곧 리라고는 할 수 없다."주 40)라고 한 것과 또한 "기의 신령한 곳은 즉 리가 부린 것이다."라 한 것은 모두 대단히 옳은 말로서 다시 평할 것이 없네. 한주(寒洲) 이진상(李震相)은 근대 리(理)를 주장한 사람인데, 항상 기를 주장함에 혹 크게 어긋난 폐단이 없지 않음을 걱정하였으니, 예를 들면 그가 '성(性)과 정(情)을 합하여 심(心)이라 명명한다.……'주 41)라고 한 것은 또한 그의 잘못된 곳이네. 대개 그 의도는 심으로 리를 삼고 지각으로 심을 삼고 싶지 않아서이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네. '하늘에 사람 마음[人心]이 있다.'는 말은 기를 주장하는 사람들 가운데 더욱 심한 자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그 기를 주장하는 폐단이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탄식이 이네. 사람은 형체가 있으므로 인심(人心)이 있지만, 하늘에 어찌 일찍이 사람과 같은 형체가 있어서 인심이 있겠는가. 심포(心圃)주 42)의 명문(銘文)은 마땅히 힘이 닿으면 도모하되 그 시기를 기필하지 말게나.
주석 39)싹을……근심
《맹자》 〈공손추 상(公孫丑上)〉에 "송나라의 어느 농부가 밭에 가서, 곡식을 빨리 성장시키기 위하여 그 싹을 뽑아 자란 것처럼 해 놓고, 집에 돌아와 아들에게 자랑하기를, '내가 오늘 곡식을 조장(助長)하였다.' 하기에, 아들이 다음 날 밭에 가서 보니 싹은 말라 죽어 있었다."라 하였다.
주석 40)리가……없다
《노사집(蘆沙集)》 〈답김경범문목(答金景範問目)〉 2에서 김경범이 "주자가 말하기를 '기(氣) 속에는 절로 영령한 물사(物事)가 있다.'라고 하였는데 영(靈)이 곧 이(理)입니까?"라 물으니, 노사가 "이(理)가 있으므로 신령하다고 한 것이지 영을 곧 이라고 할 수는 없네."라는 대답이 보인다.
주석 41)성과……명명한다
《한주선생문집》 권8 〈답윤사선별지(答尹士善別紙)〉에서, 윤사선이 "다만 성(性)자만 들고 지각(知覺)을 겸하여 들지 않으면 심자를 말하는 것이 다하지 못합니다.〔單擧性字, 而不兼擧知覺, 則說心字不盡.〕"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기를 "주자가 일찍이 횡거의 이 말을 논하기를 '명도로 형상하게 하였다면 결단코 이와 같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명도가 만약 이에 대해 논하였다면 '성과 정을 합하여 심이란 명목이 있을 것이다.'라 하였을 것이다. 지금 성밖에 지각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심과 성이 두 근본이 된다.〔朱子嘗論橫渠此說曰, 使明道狀出, 決不如此. 愚謂明道若論此則當曰, 合性與情, 有心之名, 今謂性外有知覺, 乃心性二本也.〕"라 하였다.
주석 42)심포
문형(文炯)의 호이다. 인물에 대해서는 자세하지 않다.
答文子惺【炯】
收斂涵養。固是太上法門。而但恐久放之心。猝然窒定。或不無揠苗之患。此最可慮。此在自家自斟酌自着力如何耳。非傍人所可容言之地也.朱子曰。理與氣。一而二。二而一.惟心與性亦然。以所謂一者言之。則喚心爲理孰云不可以所謂二者言之。則心與理不可無界分。先哲之立言不同。蓋以此耳。來喩所謂有理故靈。而不可靈便是理。又曰。氣之靈處。卽理之所使。此言皆親切的當。無容更評。寒洲是近世主理之人。而每慮其主氣。或不無太過之敝。如所謂合性與情有心之名云云。亦其過處也。蓋其意以心爲理.而不欲以知覺爲心故云然耳。天有人心。此說出於主氣尤甚者之口。而其主氣之敝。一至於此。可歎。人有形體故有人心。天何嘗有形體如人而有人心乎。心圃銘當隨力圖之。其早晏姑未必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