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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김사길에게 답함(答金士吉)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19
김사길에게 답함
지난번에 보낸 편지를 마침내 받아 보았네. 그 후로 시간이 꽤 흘렀는데, 잘 모르겠네만 어른을 모시면서 상을 치르는 건강은 잘 유지하는가? 그렇게 하여 나의 마음을 위로해주기 바라네. 편지에서 학업에 대한 걱정을 말하였는데, 이 일에 대해 잊지 않는 마음을 알 수 있네. 그러나 일 밖에 도가 없고 도 밖에 일이 없으니, 일마다 이치를 살펴서 망령되이 행하지 않음에 이르는 것이 바로 학문하는 으뜸의 법이네. 어찌 사물을 떠나서 도가 될 수 있겠는가. 다만 이(理)는 자취와 흔적이 없으니 궁구하지 않으면 밝힐 수가 없네. 그러므로 책을 읽어서 밝혀야 하니, 모름지기 맹렬하게 정채로운 정신을 집중하고 엄하게 과정을 세워 오늘 이처럼 하고 내일 이처럼 하여 오랫동안 공이 쌓인다면 절로 그 공효를 볼 것이네. 이것이 내가 어진 그대에게 다소간 전하고 싶은 말이네. 사물은 변화를 받지 않으면 재목을 이룰 수 없고 사람은 어려운 일을 겪지 않으면 지식이 밝아지지 않으니, 오늘의 곤궁하고 답답함이 어찌 훗날에 형통하여 활짝 열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겠는가. 힘쓰고 또 힘쓰시게나.

질문 : "지자(知者)는 동적이고 인자(仁者)는 정적이다."주 33)는 말에 대해 《집주》에서는 '동정은 체(體)로써 말한 것이다.'라고 했는데, 보씨(輔氏)는 "이 체(體)자는 바로 인과 지의 체단(體段)을 형용한 것이지, 체용(體用)에서의 체를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답변 : 이 체(體)자는 참으로 체단(體段)으로 말한 것이네. 그렇지만 요(樂)와 수(壽)는 상대하여 말한 것으로 즉 체용의 체로 보아도 아마도 무방하네.
질문 : "즐거워 근심을 잊어버린다.[樂而忘憂]"주 34)라는 말에서 '낙(樂)'자는 "즐거움이 그 안에 있다.[樂在其中]"주 35)는 말의 '낙(樂)'자와 같지 않은 듯합니다。앞의 낙자는 천리가 혼연하여 절로 그 즐거움이 있는 것이니 성인의 극처로 말한 것이요, 뒤의 낙자는 깨우친 것을 즐거워함이니 공부의 나아간 바로 말한 것입니다.
답변 : 주자도 또한 "'즐거워 근심을 잊어버린다.'는 말은 일에 나아가 말한 것이다."주 36)라고 하였네.
질문 : 이미 "용모를 움직일 때."라고 함에는 참으로 '말을 냄[出辭氣]'이 그 안에 포함되는데,주 37) 또한 특별히 '말을 냄'이라 말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답변 : 사물(四勿)주 38)과 마찬가지로 통틀어 말하면 '예가 아닌 것'에 금지하는 행동을 다 포함하였지만, 나누어 말하면 보는 것, 듣는 것,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이 각각 서로 다른 것과 마찬가지라네.
주석 33)지자는 동적이고 인자는 정적이다
《논어》 〈옹야(雍也)〉에서 "지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는 산을 좋아하니, 지자는 동적이고 인자는 정적이며, 지자는 낙천적이고 인자는 장수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라 하였다.
주석 34)즐거워 근심을 잊어버린다
《논어》 〈술이(述而)〉에 공자가 "학문에 분발하면 먹는 것도 잊고 학문이 즐거워서 근심도 잊은 채 늙어 가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發憤忘食 樂而忘憂 不知老之將至〕"라고 자평하였다.
주석 35)즐거움이 그 안에 있다
《논어》 〈술이(述而)〉에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더라도 즐거움은 또한 그 가운데 있으니, 의롭지 못하고서 부유하고 귀한 것은 나에게 있어 뜬구름과 같다.[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석 36)주자도……말한 것이다
앞의 공자가 "학문에 분발하면 먹는 것도 잊고 학문이 즐거워서 근심도 잊은 채 늙어 가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發憤忘食 樂而忘憂 不知老之將至〕"라고 한 부분의 소주(小注)에 보이는 말이다.
주석 37)이미……포함되는데
《논어》 〈태백(泰伯)〉에서 증자(曾子)가 이르기를 "군자가 귀히 여기는 도가 세 가지가 있으니, 용모를 움직일 때는 사납고 거만함을 멀리할 것이며, 낯빛을 바르게 하는 데는 신실함에 가깝도록 할 것이며, 말을 함에 있어서는 상스럽고 도리에 어긋난 것을 멀리할 것이다。제기를 다루는 일은 유사가 맡아서 하는 것이다.[君子所貴乎道者三 動容貌斯遠暴慢矣 正顔色斯近信矣 出辭氣斯遠鄙倍矣 籩豆之事則有司存]"라고 한 것을 이른다.
주석 38)사물(四勿)
《논어(論語)》에서 공자(孔子)가 안연(顔淵)의 질문에 답한 인(仁)의 실천을 위한 네 가지 조목, 곧 비례물시(非禮勿視)ㆍ비례물청(非禮勿聽)ㆍ비례물언(非禮勿言)ㆍ비례물동(非禮勿動)을 가리킨다.
答金士吉
向疏。果爲得見矣。繼而有日。未審侍旁哀節。得爲支嗇慰往區區。示中學業之憂。可見心不忘此事。然事外無道。道外無事。隨事循理。無至妄作。此是爲學第一法。安有離事絶物而可以爲道者哉。但理無形迹。非窮格則不明。故讀書以明之耳。須猛着精彩。嚴立課程。今日如此。明日如此。績累之久。自當見功。此區區不能無多小寄意於賢者也。物不受變。材不成。人不涉難。知不明。今日之困窮拂鬱。安知不爲他日之亨泰者乎。勉之勉之。
知者動仁者靜。集註動靜以體言。輔氏曰。此體字.乃形容仁知之體段。非體用之體。
此體字。固以體段言。然以樂壽對言。則看作體用之體。恐無妨。
樂而忘憂。此樂字。與樂在其中樂字。似不同。上章樂字。是天理渾然。而自有其樂者。以聖人之極處言。此章樂字。是樂其所得者。以工夫造詣言。
朱子亦曰樂而忘憂。是逐事上說。
旣曰動容貌。則正顧出辭在其中。而又特言之何。
如四勿。統言則非禮盡之矣。而分言則視聽言動。各自不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