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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오보경【치상】에게 답함(答呉輔慶【治相】)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15
오보경【치상】에게 답함
사성(士誠)이 찾아올 때 그대가 직접 쓴 편지를 받게 되었는데 겸하여 별지의 문목(問目)도 그 안에 들어 있었네. 봉투를 열어 살펴보고서 무한한 감회가 일었네. 오호라! 이 어찌 다만 안부를 묻는 편지이어서 그렇겠는가. 그대는 나에게 실로 집안 대대로 친하게 지내온 정의(情誼)가 있으니, 일반적으로 서로 아는 것에 비교할 것이 아니네. 더구나 그대의 현재 처지는 실로 타인과 다른 점이 있으니, 항상 못난 나는 걱정하는 마음을 견딜 수가 없다네. 자네가 지금 이미 각오를 다지고 뜻을 세워 외부의 한가로운 일을 물리치고서 문을 닫고 휘장을 내려서 부모를 봉양하고 집안일을 주관하는 여가에 이전 배운 학업에 침잠하여 쉬지 않고 부지런히 연마하였기에 편지 폭에 가득한 의문과 질문의 문목을 보니, 이 얼마나 좋은 소식인가. 대저 그대의 자질은 말이 적으면서도 온화하고 신실하며 생각이 트이고 영특하니, 참으로 이를 발판으로 나아간다면 어찌 끝내 여항의 평범한 사람에 그치겠는가. 덕스런 가문의 영광이요, 우리 유림의 다행이라네. 한마음으로 굳게 견지하여 노력하고 또 노력하게나.
答呉輔慶【治相】
士誠來.得奉手書。兼有別紙問目。披閱以還。感感無量。嗚呼。此豈但以書尺寒暄而然哉。君於我。實有通家之誼。而非尋常相知之比。況君今日情地。實有以異於人者。每不勝區區慰戀之私。今旣覺悟立志。謝絶外間悠悠之事。杜門下帷。養親幹蠱之餘。沈潛舊業。慥慥不休。疑難問目。滿紙盈幅。此是何等好消息耶.大抵君之姿質。沈黙溫良.開悟秀爽。苟能率是以進。豈終爲閭巷尋常人而止也。德門之光也。吾林之幸也。一心牢着。勉之又勉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