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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이미중 【찬호】에게 보냄(與李美中【燦鎬】)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14
이미중주 27) 【찬호】에게 보냄
우리 두 사람이 종유하면서 모여 강론한 지 전후로 20년이나 오래 되지만 스스로 생각하건대 보잘것없는 나는 평소 멸렬하여 하나를 알고 반이라도 이해하여 그대에게 유익함을 도울 수 있은 것이 없음을 근심하였네. 지금 비록 병에 걸려 조석에 죽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일찍이 나의 일념은 이것을 잊은 적이 없었네. 그대가 일전에 와서 유익한 한 마디를 청하였으니, 그대의 뜻은 또한 반드시 전날의 학업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여겨 더욱 힘쓸 수 있기를 생각한 것이리라. 그렇다면 그대의 후회 또한 늦었다고 할 만하네. 그대는 오늘날 또한 청양(靑陽, 봄)한 시절이 아니라고 할 수 없으니, 이른바 늦었다는 것은 늦은 것이 아니네. 다만 미적거리며 등한히 기다리기를 전날과 같이 한다면 후일에 또한 오늘 같은 후회가 없다고 어찌 보장하겠는가? 격물(格物) 궁리(窮理)하여 그 뜻을 밝히고 수심(收心) 양성(養性)하여 그 실상을 실천 하는 것 이것이 학문하는 제일의 공부이니, 지역을 가려서 할 것이 아니고 또 때를 기다려 행할 것이 아니네. 밥 먹고 옷 입는 것이 이 공부가 아님이 없고, 물 긷고 땔나무하는 것이 이 공부가 아님이 없는데, 백성이 날마다 사용하면서도 알지 못하네. 단지 내가 뜻을 두는 것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을 뿐이니, 원컨대 그대는 힘쓰시게.
주석 27)이미중(李美中)
이찬호(李燦鎬, 1879~?)를 말한다. 자는 미중, 호는 죽헌(竹軒), 본관은 광산(光山)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與李美中【燦鎬】
吾兩人遊從講聚。爲前後二十年之久。而自惟無狀。素患滅裂。無一知半解。有以資益於賢者。今雖賤疾。朝夕俟盡。而未嘗無區區一念耿耿乎此也。賢者日者來。請一言之益。賢者之意。亦必以前日之業爲未足。而思有以增勉之也。然則賢者之悔。亦云晩矣。賢於今日。亦不可謂非靑陽時節。則所謂晩者非晩也。但因循等待如前日。則安知後日亦無今日之悔也。格物窮理以明其義。收心養性以踐其實。此是學文第一功夫。非擇地可爲。又非待時可行。喫飯着衣。無非此功夫也。運水搬柴。無非此功夫也。百姓日用而不知焉。只在乎吾加之意如何耳。願賢者勉乎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