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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안사앙 【종섭】에게 답함(答安士仰【宗燮】)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12
안사앙주 21) 【종섭】에게 답함
작별한 지 여러 날이 되어 서글픈 마음 매우 지극하였는데, 뜻밖에 화려한 편지를 보내 주니, 위로되고 후련한 마음 말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부모님 곁에서 모시는 일이 더욱 넉넉한 줄 알았으니, 듣고 싶은 마음에 더욱 부합하였네. 편지에서 말한 학업에 대한 걱정에서 부지런히 힘써 터득하지 못하면 그만두지 않는 뜻을 볼 수 있었네. 그러나 편지에서 이른바 "학문이 고인과 같지 못하고 행실이 고인과 같지 못하다."라고 하였으니, 단지 이 한 마디는 정법안장(正法眼藏)주 22)이고 증상에 따른 진정한 처방이라 할 수 있겠네. 반드시 내가 학문하는 것은 어찌하여 고인과 같지 못하며, 행하는 것은 어찌하여 고인과 같지 못한가를 생각하여 나의 학문과 행실로 하여금 반드시 고인과 나란해 진 뒤에 그만두는 것이 가할 것이네. 대저 사앙(士仰)은 독서하면서도 궁격(窮格)주 23)에 힘쓰지 않는 사람이니, 이것이 고인과 같지 못한 곳이네. 이것이 바로 자신에게 돌이켜 맹렬히 반성해야 할 곳이니, 어떻게 여기는가?

[문] 명덕(明德)과 성덕(盛德)은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대개 명덕은 품부 받은 처음에 허령하여 갖추어 응하는 것으로부터 말한 것이고, 성덕은 공부를 하여 오랫동안 축적한 뒤 실천을 독실히 한 것으로부터 말한 것이지만 그 덕 됨은 한가지입니다. 시험 삼아 명덕의 본주(本註)로 말하자면, 사람이 하늘에서 얻은 것으로부터 만사에 이른 것이 명덕이고, 드디어 밝혀서 그 처음을 회복함으로부터 천리의 지극함을 다하여 털끝만큼의 인욕의 사사로움이 없는 데 미친 것이 성덕입니다.
[답] 매우 알맞은 말이네.
주석 21)안사앙(安士仰)
안종섭(安宗燮, 1877~?)을 말한다. 자는 사앙, 본관은 죽산(竹山)이다.
주석 22)정법안장(正法眼藏)
학문의 핵심이자 정수라는 뜻이다. 원래 불가(佛家)의 말로 석가가 깨달은 최고의 묘리를 가리킨다. 우주를 밝게 비추는 것을 안(眼), 모든 덕을 포함하는 것을 장(藏)이라 하며, 정법(正法)은 이 안과 장을 구비하는 것이다.
주석 23)궁격(窮格)
거경궁리(居敬窮理)와 격물치지(格物致知)를 말한다.
答安士仰【宗燮】
離違有日悵耿殊至。料外華幅。慰豁可言。矧審侍傍履事。益膺冲裕。尤副願言。示中學業之憂。可見俛焉孜孜。不得不措之意。然示中所謂學之不如古人。行之不如古人。只此一語。可謂正法眼藏。對證眞劑也.必須思量吾之所學。何以不如古人。所行何以不如古人。使吾之所學所行。必與古人齊而後已焉。可也。大抵士仰讀書而不務窮格者。此不如古人處也。此正反身猛省處也。如何如何。
明德盛德何別。蓋明德。自稟受之初。虛靈具應而言。盛德。自用功積累上。踐履篤實而言。其爲德則一也。試以明德本註言之。自人所得於天。至萬事者也。明德也。遂明之以復其初。及盡夫天理之極。無一毫人欲之私。盛德也。
稱停稱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