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박경문 【준규】에게 답함(答朴景文【準奎】)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11
박경문주 19) 【준규】에게 답함
한 통의 편지에서 회오(悔悟)가 깊고 절실함을 볼 수 있었고, 또 갈고 닦은 것이 더욱 진보함을 볼 수 있었으니, 나의 위로되고 감사한 마음이 어찌 다만 안부를 물어준 고마움 때문이겠는가? 대저 경문(景文)은 자질이 순수하고 뜻이 아름다우며 재능 또한 자못 개오(開悟)한데, 다만 부모상[大故]을 당한 이후로 매번 학업에 능히 전일하지 못함을 보고는 능히 나의 염려되는 마음이 없을 수 없었네. 지금 이미 이와 같이 발분하여 독실하게 하니, 이로부터 진보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있을 것이네. 정자(程子)가 말하기를 "내면이 진중하면 외물의 가벼움을 이길 수 있고, 체득한 것이 깊으면 유혹이 작음을 볼 수 있다."라고 하였으니,주 20) 원컨대 여기에 다시 더욱 유의하게. 온 세상이 도도하게 허위가 풍조를 이루어 실심으로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하는 이는 몇 사람 없으니, 어찌 돌이켜 몸을 편안히 하고 명을 바르게 확립[安身立命]할 바탕으로 삼을 바를 생각하지 않겠는가? 이것을 우리 경문의 형제에게 바라지 않을 수 없네.
주석 19)박경문(朴景文)
박준규(朴準奎, 1875~?)를 말한다. 자는 경문,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주석 20)정자(程子)가……하였으니
《근사록》 〈위학(爲學)〉에 나오는 정이(程頤)의 말이다.
答朴景文【準奎】
一紙心畫。可見悔悟之深切。又可見刮劘之益進。區區慰感。豈但以問訊之惠而已哉。大抵景文質淳意美。才性亦頗開悟。但大故以後。每見其執業之不能專一。而不能無區區爲慮之私.今旣如此發憤慥慥。從此進就有不可量。程子曰。內重則可以勝外之輕。得深則可以見誘之小。願於此更加留意也。渾宇滔滔。虛僞成風。而實心爲己者.無幾人焉。豈不思所以反之而爲安身立命之地哉。此不能無望於我景文伯仲之間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