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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배사원 【치묵】에게 답함(答裴士遠 【致黙】)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08
배사원주 14) 【치묵】에게 답함
일과로 글공부하는 것을 집에서 하는가, 서재에서 하는가? 함께 종유하는 이들은 또 어떤 사람인가? 한 구역 고요한 방을 마련하여 먼저 이 몸을 편안히 할 곳을 만들어 때와 힘에 따라 한결같이 과정에 좆아 가고, 절대로 한가한 손님을 대하여 한가한 이야기를 나누며 유유하게 날을 보내서는 불가하네. 뜻이 없다면 그만이지만 이미 뜻이 있다면 불을 끄듯이 도망한 이를 추격하듯이 하여 남이 한 번 하면 자신은 백 번 하고 남이 열 번 하면 자신은 천 번 노력하는 것, 이것이 제일의 방법이네. 더구나 보내온 편지에서 "분주한 날은 항상 많고 전일한 날은 항상 적다."라고 하였고, 또 "망조(忘助)주 15)의 병을 면하지 못한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스스로 아는 것이 깊고 스스로 반성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겠네. 그러나 이미 이와 같은 것이 병통인 줄 알면 바로 이와 같이 하지 않는 것이 약이니, 이것을 놓아두고 어찌 별다른 처방이 있겠는가? 한 폭의 가르침을 보여 달라고 한 것은 나는 적임자가 아니어서 단지 부끄럽기만 하네. 순문(純文)주 16)은 재성(才性)이 개오(開悟)하여 더불어 함께 학문할 만하니 이는 붕우 사이에 있어 쉽게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닌데, 더구나 족친의 사이이니 어찌 기쁘고 다행하지 않은가? 오직 모든 것들을 서로 규계하여 함께 집안의 장래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네.
주석 14)배사원(裴士遠)
배치묵(裴致默, 1881~?)을 말한다. 자는 사원, 호는 인산(仁山), 본관은 달성(達城)이다.
주석 15)망조(忘助)
잊어버리는 것[忘]과 조장하는 것[助]을 말한다. 《맹자》〈공손추 상(公孫丑上)〉의 호연장(浩然章)에 잊지 말고 조장하지 말라는 것에서 인용한 말이다.
주석 16)순문(純文)
배석면(裵錫冕, 1885~?)의 자이다. 호는 노암(魯庵), 본관은 달성(達城)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答裴士遠 【致黙】
課日咿唔。於家乎於齋乎。所與游從。又是何人。討一區靜室。先爲此身安頓之所。隨時隨力。一味趲程。切不可對閒人客。做閒說話。悠悠而廢日也。無志則已。旣有志焉。則如救火。如追亡。人一己百。人十己千。此是第一法。況來喩粉紜之日常多。專一之時常少。又曰未免忘助之病。此可謂自知之深。而自省之切也。然旣知如此是病。便是不如此是藥。舍此。豈有别方哉。一幅示訓。吾非其人。只切愧愧。純文才性開悟。可與共學。此在朋友。有不易得。況族親之間。寧不喜幸。惟種種相規。共爲門戶大來之望。懇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