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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 오양로 【재동】에게 답함(答吳陽路【在東】)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9 / 서(8)(書(8))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9.0001.TXT.0002
오양로주 5) 【재동】에게 답함
한 통의 편지가 얼마나 위로되고 후련했겠는가? 다만 바쁜 일로 인하여 즉시 답장을 못했으니 더욱 이 때문에 미안하고 서글펐네. 늦은 봄 날씨가 따뜻한데 조부모와 부모님의 체후는 한결같이 왕성하고 평안하신가? 부모님이 모두 계시고 형제가 탈이 없으며, 나이는 젊고 기력은 왕성하며, 마을 서당이 있고 이웃에 스승이 있어 학업을 닦음에 방도가 있을 것이니, 이는 급급하게 큰일을 해야 할 날이 아니겠는가? 미적거리며 등한히 보내는 것은 우리 일을 가장 해치는 것이니, 힘쓰고 힘쓰시게. 가만히 보건대 양로(陽路)의 자질은 깨우치는 데는 뛰어나지만 침착하고 고요한 의사에는 혹 부족함이 있는데, 이것은 학문과 덕을 축적하는데 실로 작은 흠결이 아니니, 바라건대 돌이켜 살펴 바로잡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의림(義林)은 변변찮고 산란하여 족히 말할 것이 없네. 응수에 겨를이 없고 노경에는 어렵다고 한 말은 실로 나를 아끼고 나를 가련히 여기는 뜻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이 또한 명수(命數)에 관계된 곳이니. 순순히 받아들이는 이외에 어떤 방법이 있겠는가? 《중용》에 대한 문목은 유념하여 궁구하고 탐색하여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는 뜻을 볼 수 있으니, 어떤 다행이 이만하겠는가? '심(心)' 자는 실로 《중용》의 요지이지만 어떤 경서인들 또한 심에서 벗어나는 것이 있겠는가? 주자가 말한 "불편불의(不偏不倚)"는 미발의 중을 설명한 것이고, "무과불급(無過不及)"은 이발의 중을 설명한 것이며, 정자가 말한 "불편(不偏)"은 미발과 이발의 중을 통틀어 말한 것이네. "활발발(活潑潑)"은 연어(鳶魚)에 나아가 말한 것이고, "만물막불개연(萬物莫不皆然)"은 아마 훈어(訓語)를 말하는 것이 아닌 듯하니, 다시 상세히 살펴보시게.
주석 5)오양로(吳陽路)
오재동(吳在東, 1881~?)을 말한다. 자는 양로, 호는 이당(鯉堂), 본관은 보성(寶城)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答吳陽路【在東】
一書何等慰豁。但因悤故。趁未修復。尤庸斂悵。春暮日暄。重省履況。一直茂謐。俱存無故。年力方冨。村塾隣師居業有方。此其非汲汲有爲之日乎。因循等待。最善吾事勉之勉之。竊覵陽路姿質長於開悟。而於沈靜意思。容有遜焉。此於積學蓄德。實非細欠。幸反省而矯捄之。如何。義也碌碌憒憒。無足云喩。酬應無暇。老境爲難之語。實出於愛我憐我之意。而此亦命數所關處也。順受之外。有何方法哉。中庸問目。可見留心竊索。不欲放過之意也。何幸如之。心字固爲中庸要旨。而何經何書。亦有以外於心者哉。朱子所謂不偏不倚。是說未發之中。無過不及。是說已發之中。程子所謂不偏。是統未發已發之中。而言之者也。活潑潑。就鳶魚而言。萬物莫不皆然。恐非訓語之謂也。更詳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