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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8
  • 서(7)(書(7))
  • 정사옥 【순진】에게 답함(答鄭士玉【淳珍】)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8 / 서(7)(書(7))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8.0001.TXT.0019
정사옥주 40) 【순진】에게 답함
일전에 보내준 편지는 족히 한 번 만나 얼굴을 보는 것을 대신할 수 있었는데, 더구나 그 내용이 지향한 것이 섬실(贍悉) 명백(明白)하니 더욱 이 때문에 사랑스러웠네. 대저 그대는 타고난 자질이 순수하고 진실하며 잡아 지키는 것이 삼가고 신칙하지만 궁구하여 탐색하는 공에 있어서는 오히려 조창(條暢)함이 모자라니, 이것은 덕을 진보시키는 데는 또한 작은 일이 아니네. 그러나 또한 어찌 별다른 방법이 있겠는가? 단지 항상 이 마음을 보존하여 조금이라고 방일함이 있지 않게 하여 날마다 일마다 도리를 궁구하여 명료하고 분명하게 하는 것이네. 이와 같이 쌓아가서 오래 되면 마땅히 공효를 볼 것이니, 어떻게 여기는가? 집의 서숙을 깨끗이 청소하고 부모를 섬기면서 남는 힘으로 책을 보는 것 이것이 좋은 계책이네. 장엄하고 공경하는 자세로 붙잡아 기르고 조용히 침잠하는 것은 나의 집에서 어수선하게 있을 때 보다 좋을 것이니, 한 번 그렇게 해 보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오직 두려워하는 것이 가깝다.[惟畏近之]"주 41)라고 한 이 '외(畏)' 자는 경(敬)의 뜻을 말한 것이고, "천명을 두려워한다.[畏天命]"주 42)라고 한 이 '외' 자는 경의 일을 말한 것이니, 혼용하여 전혀 차별이 없어서는 불가할 듯하네. 의림(義林)은 그대가 떠남으로부터 갑절이나 쓸쓸하여 더불어 회포를 나눌 사람이 없으니, 매번 바라보며 그리워할 뿐이네. 오직 바라건대 밤낮으로 힘써 노력하여 나의 뜻을 위로해 주시게.
주석 40)정사옥(鄭士玉)
정순진(鄭淳珍, 1878~?)을 말한다. 자는 사옥, 호는 극성재(克省齋), 본관은 하동(河東)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주석 41)오직……가깝다
《심경부주(心經附註)》 경이직내장(敬以直內章)에, "선사의 경 자의 뜻은 오직 두려워함이 이에 가깝다.〔先師敬字之義, 惟畏爲近之.〕"라고 한 것을 말한다.
주석 42)천명을 두려워한다
《논어》 〈계씨(季氏)〉에 "군자는 세 가지 두려워함이 있으니, 천명을 두려워하며 대인을 두려워하며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한다.[君子有三畏, 畏天命, 畏大人, 畏聖人之言.]"라고 한 것을 말한다.
答鄭士玉【淳珍】
日者惠幅。足替一番顔面。況其辭義去處。膽悉明白。尤庸愛仰。大抵吾友姿稟淳實。指守謹勑。而於窮索之功。尙欠條暢。此於進德。亦非細事。然亦豈有別法。只得常存此心。勿令少有放逸。逐日逐事。窮究道理。使之了了分明。如此積累。久當見功。如何如何。淨掃家塾。餘力看書。此是良筭。莊敬持養。從容沈潛。未必不勝於在敝室撓撓時也。試爲之如何。惟畏近之。此畏字。言敬之義。畏天命。此畏字。言敬之事。恐不可混之而全無差別也。義林自賢之去。一倍踽凉。無與爲懷。每瞻望依然而已惟望夙夜勉力以慰區區之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