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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김응칠 【권주】에게 답함(答金應七【權柱】)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54
김응칠주 127) 【권주】에게 답함
노쇠하여 칩거하고 있어 하나의 식지 않은 시체일 뿐이니, 어찌 족히 있으나 마나 한데 사람들 축에 끼일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대는 버리지도 멀리하지도 않고 매번 찾아와 주고 거듭 안부 편지를 보내어 전후로 끊임이 없음이 이와 같은 지경에 이르렀네. 이것은 필시 선대인(先大人) 어른께서 살아 계실 때 종유하던 계분을 잊지 않고 그 뜻을 계승하고 그 일을 이어받으려는 것이니, 고상한 의리에 감복하는 마음이 또 어찌 단지 보통 왕복하던 것과 견줄 뿐이겠는가? 이 한 가지 일을 살펴보면, 그 몸가짐과 행동을 삼가고 경계하여 낳아주신 부모를 욕되게 하지 않으려는 뜻이 대단히 지극하다고 하겠네. 선친께서 돌아가신 뒤 석과(碩果)주 128)의 소식이니, 매우 기쁘고 기쁘네. 고인의 시에 "이미 밭 갈고 또 씨 뿌려 놓았으니, 때때로 돌아와 내 읽고 싶은 책을 읽노라.[旣耕亦已種 時還讀我書]"라고 하였으니,주 129) 이것은 그대의 오늘 일이 아니겠는가? 힘쓰고 힘쓰시게. 다시 기원하건대 더욱 아끼고 보중하여 그대에게 향하는 나의 마음을 위로 해주게. 의림(義林)은 쌓인 병이 오래 되어 원기가 점점 탈진되어 숨이 끊어져 거의 다하려하는 것은 형세이니 어찌하겠는가? 단지 그대로 맡겨 둘 뿐이네.
주석 127)김응칠(金應七)
김권주(金權柱, 1878~?)를 말한다. 자는 응칠, 본관은 경주(慶州)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주석 128)석과(碩果)
자손이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자세한 내용은 앞의 같은 주석 참조.
주석 129)고인의……하였으니
도잠(陶潛)의 시 〈산해경을 읽고[讀山海經]〉에 나오는 구절이다.
答金應七【權柱】
衰朽跧蟄。一未令尸耳。曷足爲有無。而可以比數於人哉。然而座右。不棄不遐。每賜枉顧。荐辱書存。前後源源。至於如此。此必不忘先大人丈當日遊從之契。而繼其志述其事者也。感服高義。又豈止爲尋常往復之比而已。觀此一事。則其謹身勅行。無忝所生之意。何所不至。先丈逝後。碩果消息。可喜可喜古人詩曰。旣耕亦已種。時還讀我書。此非座右今日事耶。勉之勉之。更祈加愛增重。以慰相向義林積瘁之久。元氣漸奪。㱡㱡垂盡。勢也何爲。只得任之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