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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박관보 【용동】에게 답함(答朴寬甫【容束】)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47
박관보주 112) 【용동】에게 답함
매번 생각건대 우리 관보(寬甫)는 의용(儀容)은 단정하고 순수하며 재성(才性)은 열리고 시원하여 선을 즐기고 의를 좋아하며 경전에 힘쓰고 학문을 쌓았지만, 부족한 점은 단지 격려하여 진작하는 뜻일 뿐이었네. 이것은 전체에 있어서는 한 가지 선이 미비한데 불과하지만 진덕수업(進德修業)의 요체와 귀결을 논하자면, 어찌 다만 큰 수레에 예(輗)가 없고 작은 수레에 월(軏)이 없는 것주 113)일 뿐이겠는가? 보잘것없는 벗의 마음은 일찍이 이것을 염려하여 갖가지에 대해 어리석은 견해를 말하지 않은 적이 없었네. 경문(景文)이 와서 그대 편지를 받았으니, 뉘우쳐 깨닫고 근심하여 분발하는 뜻이 언사(言辭)에 넘쳐나는 것이 끊임없이 이어졌네. 오호라! 이 같이 좋은 자질에 또 이러한 좋은 의사를 가지고 있으니, 이로부터 진취(進就)하는 것이 어찌 한량이 있겠는가? 전지(田地)가 이미 마련되었으니 농사짓고 수확하는 것을 바랄 수 있고, 근원이 이미 확립 되었으니 지류는 통달할 수 있네. 다시 바라건대 지금부터 이후로 이 뜻을 굳게 지켜 조금이라도 해이한 때가 없게 하여, 음식과 기거 등 일상생활의 모든 것들이 일일이 이 뜻에서 나오도록 하시게. 문목은 조목대로 답하지만 어찌 오류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바라건대 다시 깨우쳐 주시게.

[문] 《맹자》 〈이루 하(離婁下)〉에 "천하에 성을 말함은 고일 뿐이다.〔天下之言性也 則故而已矣]"라고 한 것은 성(性)을 형용할 수 없어 단지 이미 그러한 사적을 들어서 말한 것이니, 성선(性善)을 말함에 반드시 요순을 일컬었다주 114)는 뜻과 같은 것입니까?
[답] 실로 그러하네.
[문] "진심(盡心)"의 '심(心)' 자는 온전히 이(理)의 심을 가리키는 것입니까, 이기(理氣)의 심을 가리키는 것입니까?
[답] 이 심 자는 이(理)의 양(量)이네.
주석 112)박관보(朴寬甫)
박용동(朴容東, 1860~?)을 말한다. 자는 관보,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주석 113)큰 수레에……것
《논어》 〈위정(爲政)〉에 "사람으로서 신의가 없다면 그런 사람을 어디에 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비유하자면 대거에 예가 없거나 소거에 월이 없으면, 어떻게 굴러갈 수가 있겠는가.〔人而無信, 不知其可也. 大車無輗, 小車無軏, 其何以行之哉?〕"라고 한 데서 인용한 말이다. 대거는 짐수레, 소거는 병거(兵車)나 사냥하는 수레를 말한다. 예(輗)는 수레 앞에 뻗친 두 개의 채장〔轅〕 끝에 가로로 붙인 나무인데, 이것을 소의 멍에에 묶어서 끌게 하는 것이고, 월(軏)은 원(轅)의 끝에서 위로 구부러진 것으로, 가로 댄 나무〔橫木〕에 걸어서 말의 목에 얹어 끌게 하는 것이다.
주석 114)성선(性善)을……일컬었다
《맹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나온다.
答朴寬甫【容束】
每念我寬甫儀容端粹。才性開爽。樂善嗜義。劬經績學。而所少者。只是激厲振發底意耳。此在全體。不過爲一善之未備。而論其進修要歸。則奚但大車之無輗。小車之無軌而已哉。區區知舊之心。曾不無以此爲慮。而種種效愚者也。景文來。得承心晝。其悔悟憂憤之溢於言辭。娓娓而不止。嗚乎。以若好資質。又有此好意思。從此進就。豈有涯量。田地旣辨。耕獲可望。根源旣立。枝流可達。更願自今以往。堅守此志。勿使少有解散時節。至於飮食起居凡百云爲。一一自此志中流出也。問目逐條奉答。安知無差謬也。幸再諭之。
天下之言性也。則故而已云者。性不得形言。而只擧已然之事迹而言。如道性善。必稱堯舜之意耶。
固然。
盡心之心字。是全指理之心耶。理氣之心耶。
此心字。是理之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