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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김기홍【영국】에게 답함(答金箕洪【榮國】)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46
김기홍【영국】에게 답함
푸른 갈대에 흰 이슬 내리니 치달려 가는 마음 얼마였던가? 뜻밖에 영랑(令郞)주 110)이 나의 집에 찾아왔고 고마운 편지가 나의 책상을 빛나게 하였으니, 오랜 병으로 겨우 숨이 붙어있어 아직 죽기 전에 벗의 자제와 벗의 편지를 보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위로와 감사함의 지극함은 말로 형언하지 못할 것이 있네. 몇 년 전부터 체후의 절도가 줄곧 보호되어 정길(貞吉)하고, 큰 절도의 모든 것이 한결같이 여전한 줄 알았으니, 화락한 군자를 신명이 돕는 것은 이치가 응당 이와 같네. 어려움이 많았던 끝에 친구의 좋은 소식은 무엇이 이것보다 좋겠는가? 진실로 지극히 듣고 싶은 마음에 흡족하였네. 의림(義林)은 노쇠한 몰골이 끝내 심하여 문을 닫고 칩거한 지 이미 지금 몇 년이 되었네. 황천으로 갈 기일이 조석 사이에 있을 것이니, 어찌 제기하여 말할 것이 있겠는가? 아드님은 사람이 많고 소란스러워 비록 능히 마음속에 온축한 것을 평온하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기골이 준수하며 의용(儀容)이 단정하고 진중한 것을 보았으니, 덕 있는 그대 집안의 가르치는 법도를 볼 수 있었네. 석과(碩果)주 111)의 소식은 앞길이 만 리이니, 부디 더욱 의로운 방도로 가리켜 기다리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보내준 물품은 진심으로 준 것이니 감사하네.
주석 110)영랑(令郞)
남의 자식을 높여 부르는 말로 영식(令息), 영윤(令胤)이라고도 한다. 이하는 아드님으로 풀이하였다.
주석 111)석과(碩果)
자손이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주역》 〈박괘(剝卦) 상구(上九)〉에서 "하나 남은 큰 과일은 먹히지 않는다.[碩果不食.]"라고 하였는데, 그 주석에 "큰 과일은 먹히지 않아 장차 다시 생겨나게 되는 이치를 볼 수 있다."라고 하였다.
答金箕洪【榮國】
蒼葮白露。馳懷幾時。謂外令郞臨門。惠幅賁案。誰知積病餘喘。及其未死。而得見故人子弟故人心畫哉。慰感之至。有不可以言諭。承審年歲以來。體候節宣。連護貞吉。大節凡百。一視平昔。神相愷悌。理應如此。多艱之餘。知舊好消息。何踰於此。允叶願聞之至。義林衰相卒甚。杜門貞蟄。已有年于玆矣。黃壤行期。非朝則夕。夫何提喩之有哉。令郞稠撓之中。雖未能穩叩所蘊。而見其氣骨峻茂。儀容端詳。可以見德門敎法矣。碩果消息。前程萬里。幸加義方之敎以待之如何。惠饋心貺。可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