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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조사현【옥승】에게 답함(答曺士賢【玉承】)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41
조사현【옥승】에게 답함
방문을 받은 지 여러 해가 되어 그리운 생각 정히 간절하였는데, 뜻밖에 그대 4촌이 방문하였고 그대 편지가 따라왔으니, 직접 얼굴을 보고 진진하게 마음을 털어놓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위로되는 마음 많았네. 삼가 노친을 모시고 독서하는 체후가 넉넉한 줄 알았으니, 실로 멀리서 듣고 싶은 마음에 흡족하였네. 색동옷 입고 어버이를 기쁘게 하여주 100) 하루의 봉양을 삼공(三公)과 바꾸지 않으니,주 101) 인생의 좋은 시절은 오직 이 때가 그럴 수 있네. 다시 부모님을 모시는 여가에 고서를 읊조리고 옛날 들은 것을 익힌다면, 그 즐거움을 상상할 수 있고 그 아취를 취할 만 할 것이니, 옛날에 은거하며 어버이를 봉양했던 동소남(董召南)주 102)과 주인궤(朱仁軌)주 103) 같은 이가 어찌 아름다움을 독차지 하겠는가? 의림(義林)은 위아래로 외롭고 곤궁하여 정경을 표현하기 어렵고, 오직 긴 백발만 있어 이것이 그 천업(倩業)일 뿐이니, 곤궁한 집에서 슬퍼 탄식한들 무슨 수로 미칠 수 있겠는가? 우리 두 사람이 교분을 맺어 뜻을 살핀 지 비록 이미 여러 해가 되었으나 그 공부의 절도와 덕을 진전시키고 학업을 닦는 모습은 또한 그 속내를 상세히 알 수 없었네. 지금 보내온 한 통의 편지에서 그 독실하고 시원함에 대해 그 만 분의 일이라도 대략 알 수 있었고, 더구나 이른바 "기질이 치우치고 뜻이 또 서지 않아 능히 구습(舊習)을 혁파할 수 없다.……"라고 하였으니, 스스로 성찰하는 것이 매우 치밀하고 힘을 쓰는 것에 게으르지 않음을 볼 수 있었네. 무릇 공부의 요처(要處)는 단지 그 뜻을 세우고 구습을 혁파하는 데 달려 있으니, 이와 같다면 기습(氣習)이 치우친 것은 별도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또한 없앨 수 있을 것이네. 뜻이 서면 근본이 더욱 견고하고 구습을 혁파하면 덕은 더욱 진보하네. 다만 살피는 것이 정밀하지 못하고 행하는 것에 힘을 쓰지 않는다면 비록 이 중요한 말이라도 그 요체가 됨을 알지 못할까 두려우니, 어떻게 여기는가?
주석 100)색동옷……하여
춘추 시대 초(楚)나라 사람 노래자(老萊子)가 나이 70에 부모를 즐겁게 해 드리기 위해서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떨고, 일부러 마루에 물을 뿌려 놓고 미끄러져서 어린애처럼 울기도 하고, 새를 희롱하며 장난치기도 하였다. 《小學 稽古》
주석 101)하루의……않으니
송(宋)나라 왕안석(王安石)이 "옛사람은 하루 동안의 부모 봉양하는 기회를 삼공의 자리와도 바꾸지 않았네.〔古人一日養, 不以三公換.〕"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臨川文集 卷9 送喬執中秀才歸高郵》
주석 102)동소남(董召南)
당(唐)나라 때 안풍(安豊) 사람으로 은사(隱士)인데 한유(韓愈)가 〈동생행(董生行)〉이라는 노래를 지어 동소남이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살림을 잘 꾸려 부모를 편안하게 모시고, 처자식이 근심이 없도록 한 것을 노래 하였다.
주석 103)주인궤(朱仁軌)
당(唐)나라 때 사람으로, 자는 덕용(德容)이다. 평생 출사하지 않고 은거하며 어버이를 봉양하였다. 자식들에게는 일생 동안 남에게 밭두둑을 양보해도 1묘(畝)의 밭도 손실되는 것이 아니라고 훈계하였다. 《小學 嘉言》
答曺士賢【玉承】
承枉有年。懷想政勤。料襮。令從氏委訪。惠幅隨之。與親承顔範。津津傾倒。何以異哉。慰沃多矣。謹審奉老讀書。候節沖裕。案愜遠外願聞之情。彩趨供歎。一日三公。人生好時節。惟此爲然。更於餘力暇日。諷詠古書。溫理舊聞。其樂可想。可趣可掬。古之隱居養親。如董召南朱仁軌。豈獨專美也。義林上孤下窮。情景難狀。而惟有三千丈白髮。是其倩業耳。窮盧悲歎。何計可追。吾兩人定交視志。雖已有年。而其功夫節度。進修樣轍。亦末得詳悉其裏許。今於來喩一紙。其篤實開爽。可以領略其萬一矣。況所謂氣質偏駁。志又不立。而不能革去舊習云云者。可見自省之甚密。而不懈於用力也。大抵功夫要處。只在於立其志。而革舊習。如此則氣習之偏。不用別方。而亦可銷磨矣。立志則本益固。革舊習則德益進。但恐察之不精。而行之不力。則雖是要語。而不知其爲要矣。如何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