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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조중락【내귀】에게 답함(答趙仲洛【來龜】)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40
조중락【내귀】에게 답함
오래 격조하던 차에 한 폭의 고마운 편지는 어찌 보배로운 큰 옥주 98)과 같을 뿐이겠는가? 더구나 여행하는 체후가 손상이 없음을 알았으니, 위로되고 후련한 마음 말할 수 없네. 모르겠으나 가르치고 배우는 여가에 옛날 학업은 한결같이 긴요한데 착수하여 실마리를 찾았는가? 이 일은 단지 뜻 세움에 책임이 있으니, 뜻을 세우지 못하면 실로 말할 만한 것이 없네. 뜻이 진실로 서면 그 면려하고 신칙하는 것은 어찌 곁에 있는 사람이 말할 것이 있겠는가? 마치 나그네가 집으로 가고 밥 먹는 사람이 배부르기를 구하는 것과 같아 계단과 길, 절도는 스스로 아는 곳이 있을 것이니, 어떻게 여기는가? 세월은 쉽게 흘러가고 공부는 진보하기 어려우니, 이것이 걱정스러운 것이네.

[문] 《주역》 〈설괘전(說卦傳)〉에 '궁리(窮理)', '진성(盡性)', '지명(至命)'이라 하였는데, '궁(窮)', '진(盡)', '지(至)'라고 한 것은 대개 천하의 사물은 이(理)가 있지 않는 것이 없지만 오직 이(理)에 궁구하지 못함이 있기 때문에 그 지(知)가 다하지 못함이 있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반드시 궁구한 뒤에 알 수 있으니, 이것이 '궁' 자를 놓았던 까닭입니다. 성(性)은 나에게 있는 것이고 밖으로부터 얻는 것이 아니니, 다만 능히 들어서 다할 뿐입니다. 또 만물은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는데 잠시 외면하는 마음이 있으면 문득 성을 다하지 못하니, 이것이 '진' 자를 놓았던 까닭입니다.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 하는데, 이미 성을 다하면 명(命)에 이르기 때문에 "성을 다하여 명에 이른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지' 자를 놓은 까닭입니다.
[답] '궁' 자는 '궁구 사색[窮索]'의 공이 될 뿐 아니라, 또 '궁극(窮極)'의 뜻이 있네. 그대가 논한 것은 의의가 있는 듯 하지만 다만 '재유외지지심(纔有外之之心)'은 '일리미명(一理未明)'으로 고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문] 이(理)는 철두철미하여 포함하지 않음이 없으니, 선과 악은 이(理)가 아님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사람이 이를 말함에 대부분 모두 선을 말하고 악을 말하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대개 이것은 세상을 따라 교구(矯捄)하는 뜻입니다. 고인은 이를 말하지 않았으나 다만 '중(中)', '충(衷)', '칙(則)', '이(彝)'라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에 이르러 '중', '충', '칙', '이' 등의 글자는 변하여 하나의 '이' 자가 되었으니, 이것이 '이' 자를 "순전히 선하여 악이 없다.[純善而無惡]"라고 하는 까닭입니다.
[답] 이는 비록 포함하지 않음이 없지만 또한 어찌 일찍이 그 가운데 악을 포함하였던가? '무소불포(無所不包)' 네 글자는 실로 모르는 사람을 대하여 말할 수 없는데, 더구나 하문에 지금 사람은 이를 선으로 말하고 악으로 말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크게 실언한 것에야 어떠하겠는가?
[문] 정자(程子)가 말하기를 "마음으로써 마음을 부린다.[以心使心]"라고 하였는데, 주자(朱子)가 말하기를 "보건대, 정 선생의 뜻은 스스로 주재가 되는 것을 말한 것이다. 단지 하나의 심(心)은 다른 사람이 말을 함으로 인해 도리어 두 개가 있는 듯하니, 자세히 보면 이것은 하나의 심이다."라고 하였으니,주 99) 어떻게 스스로 주재가 될 수 있습니까?
[답] 스스로 주재가 된다는 것 이것이 중요한 곳이네. 안배하고 조작하여 종종 병통이 생기는 것은 모두 능히 스스로 주재가 되지 못하는 곳에서 나오는 것이네.
주석 98)보배로운 큰 옥
저본의 '척규공벽(尺葵拱璧)'을 풀이한 말이다. '葵'는 '圭'의 오자로 보인다.
주석 99)정자(程子)……하였으니
《주자어류》권34〈논어16(論語十六) 술이편(述而篇)〉인원호재장(仁遠乎哉章)에 나오는데, 글자의 출입이 있다.
答趙仲洛【來龜】
阻閡之久。一幅惠墨。何趐爲尺葵拱璧也。矧審旅體無損。慰豁不可言。未知斅學之餘。舊業一着。喫緊就緖否。此事只在責志。志不立。則固無話可說。志苟立矣。則其勉勵勸勅。豈在傍人之頰舌哉。如行者之赴家。食者之求飽。而其階逕節度。自有領略處矣。如何如何。日月易得。功夫難進。此是可憂也。
窮理盡性至命。曰窮曰盡曰至者。蓋天下之物。莫不有理。惟於理有未窮。故其知有不盡。是以必窮之而後可知。此所以下窮字。性是在我者。非由外而得。但能擧而盡之而已。且萬物皆備於我。纔有外之之心。便是不盡性。此所以下盡字。天命之謂性。旣盡性則可以至命。故曰盡性知命。此所以下至字。
窮字。非惟爲窮索之功。且有窮極之義。所論似有義。但纔有外之之心。改以一理未明。如何。
理是徹頭徹尾。無所不包。善惡莫非理。然則今人言理。擧皆以善言。而不以惡言之者。何也。蓋是隨世矯捄之義。古人不言理。但有曰中曰衷曰則曰彝之語。及至乎今。中衷則彝等字。變而爲一理字。此所以以理字。謂純善而無惡。
理雖無所不包。亦何嘗包惡在其中。無所不包四字。固不可對不知者言之。況下文今人言理以善。不以惡者。大是失言。
程子曰。以心使心。朱子曰。觀程先生之意。說自作主宰耳。只是一箇心。被他說得來。却似有兩箇。仔細看來。只是這一箇心。如何可以自作主宰。
自作主宰。此是要處。安排造作。種種病痛。皆從不能自作主宰中出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