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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양이경 【회덕】에게 답함(答梁而敬【會德】)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35
양이경 【회덕】에게 답함
편지를 받고 답장을 못한 지 지금 두 달이나 되었네. 먼 곳에서 떠도느라 막혀서 인편을 찾을 수 없어서 그런 것이니, 다 헤아려 줄 것이라 생각하네. 그대 부친께서 뜻밖에 방문해 주었으니, 지극히 위로 되고 감사한 마음 어떻게 헤아리겠는가? 인하여 그대가 공부하는 것이 근래 《대학》에 있다고 들었는데, 이 책은 학문을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옳은 방법을 얻은 것인데, 다만 〈대학독법(大學讀法)〉을 먼저 읽었는지 모르겠네. 모름지기 이 독법을 한결같이 따라서 경문과 장구 및 《혹문(或問)》을 가지고 십 분의 공부를 착수하여 십 분의 도리를 투득(透得)하여 평생의 가계(家計)를 세우면 이로부터 기본이 될 것이네. 독서하면서 의심을 하지 못하는 것 이것을 이경(而敬)이 일찍이 스스로 병통으로 여긴 것인데, 실로 그러하네. 그러나 〈대학독법(大學讀法)〉가운데 이른바 "어떠한 것이 명명덕(明明德)이며, 어떠한 것이 지어지선(止於至善)인가?"라고 한 것 같은 것은 정히 마땅히 의심해야 할 곳이 아니겠는가? 한 곳을 타개하여 마음이 점점 익숙해지면 절로 칼을 대는 대로 잘려 나가는 것주 91)이 있을 것이네. 고인이 말하기를 "후생의 재주가 남보다 뛰어난 사람은 두려워 할 것이 없고, 오직 글을 읽으며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사람은 두려워할 만하다."라고 하였으니,주 92) 여기에서 대략 볼 수 있네. 의림(義林)은 나이가 들수록 지업은 실추되니, 슬퍼하고 후회한들 무슨 보탬이 있겠는가? 종유하는 입장에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은 마땅히 나를 거울삼을 수 있을 것이네.
주석 91)칼을……것
《진서(晉書)》 권34 〈두예열전(杜預列傳)〉에 "대나무를 자를 때 몇 개의 마디만 지나가면 모두 칼을 대는 대로 잘려 나간다[破竹, 數節之後, 皆迎刃而解.]"라고 한 데서 인용한 말이다.
주석 92)고인이……하였으니
《소학》권5〈가언(嘉言)〉에 나오는 말이다.
答梁而敬【會德】
承書未復。今再閱月矣。旅滯迂遠。覓便不得。想爲之諒悉。春府丈料外枉過。慰感之至。如何可量。因聞盛課近在曾傳。此在發軔之初。甚爲得計。但未知先看讀法否。須一依此法。將正經章句及或問。下得十分功夫。透得十分道理。以立平生家計。自此而爲基本也。讀書而不會致疑。此而敬嘗自以爲病者。固然。然如讀法中所謂如何是明明德。如何是止至善。其非正當會疑處耶。一處透打。心路漸熟。則自有迎刃而解者矣。古人曰。後生才性過人。不足畏。惟讀書深思推究者。爲可畏。此槩可見也。義林年邁業墜。悲悔奚補。在遊從之地而年後於我者。宜可以監戒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