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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오경순 【재덕】에게 답함(答吳景純【在德】)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33
오경순주 81) 【재덕】에게 답함
보지 못한 지 지금 얼마나 되었는가? 한 통 편지를 받은 기쁨이 백붕(百朋)주 82)에 대적하네. 더구나 앓던 병이 점차 화평해져 음식과 동작이 거의 평상시와 같은 줄 알게 되었으니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이것은 섭양하고 조리함에 방도가 있을 뿐 아니라 화락한 군자를 신명이 도움이 정히 응당 이와 같으니, 매우 위로되는 마음 어찌 끝이 있겠는가? 다시 바라건대 더욱더 자애하여 소소한 남은 증세는 마치 눈이 햇빛을 보고 녹듯이 다 사라질 수 있도록 하시게. 의림(義林)은 이전에 지나가다가 여러 차례 그대 집을 찾아갔으나 서로 어긋나 만나지 못하였네. 그러나 병중의 동정은 매번 인편을 통해 종종 물어서 알고 있었네. 고인은 병중에 이치를 보아 득력(得力)한 것이 많으니, 대개 외물과 접하지 않아 잡념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었네. 그대 또한 응당 알고 있는가?

[문] 《중용》은 인물로부터 말하였기 때문에 도(道)가 성(性) 뒤에 있고, 《대전(大傳)》에서는 조화(造化)로부터 말하였기 때문에 도가 성의 앞에 있는 것입니까?
[답] 《대전》은《주역》〈계사전(繫辭傳)〉을 가리켜 말하니, 이른바 "일음일양(一陰一陽)……"이라 한 것주 83)을 말하는 것인가? 계사는 천도(天道)로 말하였고, 《중용》은 인물(人物)의 도(道)로 말하였네.
[문] 원두(源頭)로부터 말하면 성(性)은 만물의 한 근원[一原]인데, 사람이 되고 사물이 되는 것은 기품(氣稟)이 달라서 그런 것입니까?
[답] 이른바 한 근원이라는 것은 본래 기를 떠나 독립한 곳에 있으니, 단지 기에 나아가 오로지 본래 없는 오묘함[本無之妙]을 가리킨 것이 이것이네. 또한 모름지기 한 근원은 또한 구분이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네.
[문] 재(才)는 의리(義理)에 나아가 말하고 재(材)는 용(用)에 나아가 말한 것입니까?
[답] 재(才)는 덕(德)의 용(用)이니 사람의 능력이고, 재(材)는 재료를 말하는 것이네.
[문] 정자(程子)가 "둘로 하면 옳지 않다.[二之則不是]……"라고 하였는데, 주자(朱子)가 해석하여 말하기를 " 성(性)만을 논하고 기질을 논하지 않으면 타고난 자질의 다름을 볼 수 없고, 기질만 논하고 성을 논하지 않으면 의리가 같음을 볼 수 없다."라고 하였으니, 접때 애장(艾丈)주 84)의 말과 서로 어긋나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답] 애장의 말 또한 이와 같은데, 무엇으로 서로 어긋난다고 하는 것인가? 다만 주자가 해석한 '불시이지(不是二之)'는 '불시(不是)'의 주석인데, 경순(景純)은 생각건대 잘못 인용한 것 같네.
[문] 《맹자》 〈고자 하(告子下)〉순발어견묘장(舜發於畎畝章)에서 "우환에서 살고 안락에서 죽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만약 부귀한 집안에서 생장하여 겪을 우환이 없는 사람은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반드시 안락함이 두려워 할 만함을 염려하고 천명은 일정하지 않음을 생각하여 경계하고 삼가며 두려워하고 두려워하여 부귀에 가려지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곤심 횡려(困心橫慮)주 85)하여 비로소 살 수 있는 방도입니까?
[답] 근심이 없었던 사람은 문왕(文王)인데도 "조심하고 공경하였다."라고 하고, "밥 먹을 겨를도 없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주 86) 이것은 천고 심법(心法)의 종지(宗旨)이네.
주석 81)오경순(吳景純)
오재덕(吳在德, 1874~?)을 말한다. 자는 경순, 호는 제월(齊月), 본관은 보성(寶城)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주석 82)백붕(百朋)
많은 재물을 뜻한다. 옛날에는 패각(貝殼)을 화폐로 사용했는데, 5패를 1관(串)이라 하고 2관을 1붕(朋)이라 했다 한다. 《시경》 〈소아(小雅) 청청자아(菁菁者莪)〉에 "이미 군자를 만나고 보니, 나에게 백붕을 준 것 같도다.[旣見君子, 錫我百朋.]"라는 말에서 나온 말이다.
주석 83)이른바……것
《주역》〈계사 상(繫辭上)〉 제5장에 "일음일양을 도라고 하니, 잇는 것이 선이고, 이룬 것이 성이다.〔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也, 成之者性也.〕"라고 한 것을 말한다.
주석 84)애장(艾丈)
정재규(鄭載圭, 1843~1911)를 말한다. 자세한 내용은 앞의 같은 주석 참조.
주석 85)곤심 횡려(困心橫慮)
노심초사하면서 떨쳐 일어날 계책을 세우라는 말이다. 《맹자(孟子)》 고자 하(告子下)에 "마음에 곤하고, 생각에 걸린 뒤에 분발한다.[困於心 橫於慮而後作]"라고 한 것을 말한다.
주석 86)근심이……않았던가
《중용》 제18장에 공자가 "근심 없는 자는 오직 문왕이로다! 〔無憂者, 其惟文王乎! 〕"라고 한 것과《시경》 〈대아(大雅) 대명(大明)〉에 "오직 이 문왕만이 조심하고 공경하셨네.[維此文王, 小心翼翼.]" 라고 한 것과《서경》 〈주서(周書) 무일(無逸)〉에 "아침부터 한낮과 저녁이 되도록 밥 먹을 겨를도 없이 만민을 평화롭게 하였다.[自朝至于日中昃, 不遑暇食, 用咸和萬民.]"라고 한 것을 인용한 말이다.
答吳景純【在德】
不相見今幾時。一書喜敵百朋也。矧審愼節漸次向和。飮饍興作。幾於視常者乎。此是攝理調養。不惟有方。而神相愷悌。定應如此。慰慰曷已。更願益加自愛。使小小餘證如雪見晛也。義林前此經過。累次扣扁。而交違未面。然其所愼動靜。每因便而種種問知耳。古人於病中看理。多所得力。蓋外物不接。雜慮不作故也。未知吾友亦應諒之耶
中庸自人物而言。故道在性後。大傳自造化而言。故道在性先耶。
大傳指易繫辭而言。所謂一陰一陽之云耶。繫辭以天道言。中庸以人物之道言。
自源頭言。則性者萬物之一原也。而爲人爲物。在於氣稟之不同。
所謂一原。本在離氣獨立之地。只是就氣上。專指本無之妙是也。且須知一原。亦非無分之謂。
才就義理說。材就用上說耶。
才是德之用也。人之能也。材是材料之謂。
二之則不是云云。朱子解之曰。論性不偏氣。則無以見生質之異。論氣不論性。則無以見義理之同。與向日艾丈之言。相爲向背者何耶。
艾丈之言亦如此。何以謂相背耶。但朱子所解。不是二之則不是底註脚。景純想誤引矣
舜發於畎畝章。知生於憂患而死於安樂也。若生長富貴。無憂患可歷者。當如之何。必也念安樂之可畏。思天命之無常。戒謹恐懼。不爲富貴之所蔽者。是乃困心衡慮方生之道也耶。
無憂者文王。而其不曰小心翼翼不遑暇食乎。此是千古心法宗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