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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박세현에게 답함(答朴世顯)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24
박세현에게 답함
아득히 소식이 막힌 지 지금 6, 7년이 되었으니, 두 집안의 지난 일은 어찌 뒤늦게 제기할 필요가 있겠는가? 다만 비천한 나의 박한 명은 늙을수록 더욱 기구하여 매번 덕문(德門)의 갖가지 큰일에 한 번도 포복하여 찾아간 의리가 없었으니,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항상 매우 송구하였네. 뜻밖에 김아(金雅) 자성(子惺)주 68) 편에 그대의 한 통 편지를 받고는 매우 위로되고 부끄러웠지만 오히려 벗이 나를 잊어버리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네. 편지를 받은 이후 해가 바뀌었는데, 모르겠으나 어버이 곁에서 모시는 절도는 신명의 도움으로 모두 복된 지 실로 절실히 듣고 싶네. 편지에서 "강(剛) 자……"라 하였는데, 이것은 실로 진전(眞詮)과 요결(要訣)이네. 그러나 이 '강'을 이루는 것은 무슨 일인가? 단지 하나의 '강' 자를 지켜서는 얻을 수 없네. 《중용장구》 제20장에 이른바 "비록 어리석어도 반드시 밝아지며, 비록 유약하여도 반드시 강해진다."라고 한 윗 구절에 '학문사변(學問思辨)'과 '부득부조(不得不措)'와 '인일기백(人一己百)'이라는 말이 있으니, 이것이 강하게 하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내 이미 대방가(大方家)가 될 수 없으니 이에 하나의 신약(神藥)을 옛날 대방가에게서 빌려서 드리니, 원컨대 시험 삼아 맛보시게. 만일 효험이 있다면 장차 병이 고황에 든 노쇠한 나에게 나누어 주어 말년에 만분의 일이라도 효험을 거둘 수 있도록 해 주시게.
주석 68)김아(金雅) 자성(子惺)
김기경(金箕敬)을 말한다. 자는 자성, 본관은 도강(道康 )이다. 정의림의 문인이다.
答朴世顯
落落阻闊。于今六七年矣。兩家往事。何須追提也。但賤生薄命。老益奇險。每於德門種種大故。未得有一番匍匐之義。念之及此。常切悚悚。謂外金雅子惺便。承一紙惠音。慰慰愧愧。尙幸故人之不忘我也。信後歲改。未審侍旁節宣。神相百福。實切願聞。示喩剛字云云。此固眞詮要訣。然所以致此剛者。何事。只守一剛字不得也。思傳所謂雖愚必明。雖柔必剛之上。有學問思辨。不得不措。人一已百之語。七非剛之之方法耶。吾旣不得爲大方家。則乃借一副神藥於古之大方家以呈之。願試嘗之。如有效焉。則且以波及於老衰膏肓之人。俾收桑楡萬分之一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