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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안두삼【규칠】에게 답함(答安斗三【圭七】)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20
안두삼【규칠】에게 답함
남쪽으로 멈춘 구름주 54) 바라보며 아침저녁으로 우두커니 서 있었더니, 뜻밖에 한 통의 편지가 빛나게 손에 들어와 여러 차례 펼쳐 읽어봄에 위로되는 마음 한량이 없었네. 모르겠으나 어버이를 모시는 가운데 경서를 공부하는 체후는 신명의 도움으로 왕성하고 좋을 것이니, 치달리는 그리운 마음에 멀리서 생각하는 심정을 감당할 수 없네. 석 달 여름동안 공부하여 이룬 것이 얼마인가? 가을 서늘한 기운이 교외에 들어오니, 정히 옛 사람이 자식에게 독서를 권면하던 때인지라, 다시 더욱 나머지 잡다한 일들은 물리치고 과정을 긴요하게 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우리들이 평소 하려고 하는 것은 단지 이 한 가지 일이고, 친구와 더불어 서로 힘쓰는 것 또한 단지 이 한 가지 일일 뿐이네. 나머지 한가한 일들은 물을 것도 없고 또한 말할 것도 없으니, 어떻게 여기는가? 의림(義林)은 지난번 한 번의 병으로 거의 죽을 지경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엊그제 병세가 조금 나아져 머리를 들고 일어났으니, 모르겠네만 조물주가 나를 희롱하다가 오히려 부족하다고 여겨 우선 살게 해 준 것인가.
주석 54)멈춘 구름
원문의 '정운(停雲)'을 풀이한 말인데,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말한 것이다. 진(晉)나라 때 도연명(陶淵明)의 시〈정운(停雲)〉에 "멈춘 구름은 뭉게뭉게 일고, 때맞춰 내리는 비는 자욱하네.[靄靄停雲, 濛濛時雨.]"라는 구절이 있는데, 스스로 그 서문에 "정운은 친구를 그리워하는 것이다.[停雲, 思親友也.]"라고 하였다.
答安斗三【圭七】
南望停雲。日夕凝佇。匪意一札。賁然入手。披玩百迴。慰釋沒量。未審侍省經履。神勞茂謐。馳溯憧憧。不任遠情。三夏鉛槧。所造幾何。秋涼入郊。正是古人勉子讀書之時。更加掃却餘冗。緊着程曆如何。吾輩平生準擬。只是此一事。知舊與之相勖。亦只是此一事而已。餘外悠悠。不須問。亦不須言如何。義林向以一疾。幾乎化去。不意日昨病情稍歇。擡頭而作。未知造物之戲我。猶爲不足。而姑使之寄住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