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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권응소【봉현】에게 답함(答權應韶【鳳鉉】)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12
권응소주 27)【봉현】에게 답함
동쪽과 서쪽으로 천애(天涯)와 지각(地角)처럼 동떨어져 있어 우체편이 드물고 비록 있다고 해도 거개가 불시에 간다고 하여 우체 편에 따라 안부를 전하지 못한 것이 오래 되었네. 보통의 정으로 헤아려보면 마땅히 배척을 당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또 따지지 않고 간곡하게 안부편지를 보내주는 것이 이와 같이 끊임이 없으니, 지극히 감사하는 마음에 부끄러움과 송구함이 아울러 지극하네. 더구나 나에 대해 일컬으며 장려하는 것이 실제에 너무 지나치니, 그대 같은 밝음으로 남을 위해 도모하는 충(忠)이 어찌 이러한 것인가? 의림(義林)은 젊어서는 노력하지 못하였고 늙어서는 알려진 것이 없이 좀먹어 떨어진 옷에 병충이 든 곡식을 먹으며 지내고 있어, 목거사(木居士)주 28)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멀다네. 그러나 내가 노년에 수습하려는 생각은 혹 무너져 벗겨지고 가려 고질이 된 가운데에서 종종 틈발(闖發)함이 없지 않아 어진 사우의 뒤에 인연을 맺으려 생각한 것이 어찌 끝이 있었겠는가? 오직 바라건대 그대는 힘써 더욱 자중자애 하시게.
주석 27)권응소(權應韶)
권봉현(權鳳鉉, 1872~?)을 말한다. 자는 응소, 호는 오강(梧岡), 본관은 안동(安東)이다.
주석 28)목거사(木居士)
고목(古木)이 자연적으로 인형(人形)처럼 생긴 것을 사찰(寺刹)에 안치해 둔 것을 이르는데, 한유(韓愈)의 〈제목거사(題木居士)〉에 "물불에 타고 씻긴 게 몇 해인지 알 수 없는데, 밑동은 두면 같고 중동은 몸통과 같구나. 우연히 목거사라 적어 놓으니, 문득 복을 구하는 사람이 한도 없구려.[火透波穿不計春, 根如頭面榦如身. 偶然題作木居士, 便有無窮求福人.]"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韓昌黎集 卷9》
答權應韶【鳳鉉】
東西厓角。便遞闊然。雖或有之。而擧皆不時吿行。未得隨便致候者。久矣。揆以常情。宜若見斥。而猶且不較。繾綣垂訊。若是源源感戢之至。愧悚傡至。況稱道奬借。過浮實際。以若左右之明。謀人之忠。何其乃爾耶。義林少而不力。老而無聞。蠹衣蝗粟。其不及木居士遠矣。然區區收桑之念。或不無種種闖發於頹剝蔽痼之中。思欲寅緣於賢士友之後者。豈有窮已哉。惟左右勉加自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