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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 조중직에게 답함(答曺仲直)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7 / 서(6)(書(6))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7.0001.TXT.0007
조중직에게 답함
영계(令季)주 13)가 입문(入門)하고 은혜로운 편지가 뒤따랐으니, 떨어져 지내던 차에 얼마나 가슴이 후련한지요. 하물며 어버이를 모시는 상황에 복이 더하게 되셨음을 알게 되었으니 어떠하겠습니까? 다만, "책자(冊子)를 공부하는 것은 사고(事故) 때문에 흔들렸습니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참으로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병통이니, 어찌하겠습니까? 그러나 다만 이 역시 공부를 하는 실제의 장소가 됩니다. 함께 휩쓸려 가면 참으로 안 되며, 공부를 끊어버리고 하지 않는다면 더욱 안 됩니다. 공자께서도, "행하고 나서도 여력이 있을 경우에는 학문을 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일마다 도리(道理)를 살피고, 쉽게 지나치도록 하지 말며, 다소 여지가 있음을 따라서 쓸데없는 객들을 만나는 일을 생략하고,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도 줄여야 합니다. 오로지 과거를 위한 책을 보려 하거든, 아침저녁으로 외우고 깊이 빠져들어 세밀하게 연구하며, 날마다 이렇게 하여 잠깐의 끊어짐도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니, 그렇게 한다면 마음이 안정되고 이치가 분명해지는 경지에 가까워질 것이니, 어떠합니까? 의림(義林)은 젊어서는 뜻에 힘쓰지 않았고, 늙어서는 더욱 황폐해져서 구구하게 슬퍼하고 후회하지만 죽더라도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릴 적에는 자라서 학문에 힘쓸 것을 생각하고, 늙어서는 죽을 때까지 가르침에 힘쓸 것을 생각하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비록 죽음을 것을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쳐주지 못하였습니다. 간절히 바라건대, 여러 군자들은 어찌하여 장성한 뒤에 앞으로 나아갈 만리 길의 계획을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까? 앞서 가던 수레가 엎어지면 뒤에 오던 수레의 본보기가 되는 것이니, 부디 힘쓰도록 해주십시오.
주석 13)영계(令季)
상대방의 아우를 높여 부르는 칭호이다.
答曺仲直
令季入門。惠函隨之。離索之餘何等慰豁矧審侍省增祉者乎。但冊子功夫。爲事故撓奪云者。此固衆人通患。奈何。然只此便是用功實地也。與之俱往。固不可。絶之不爲。尤不可。孔子不曰行有餘力。則以學文乎。事事看得道理。不令容易放過。隨其多少暇隙。省見得閑人客省說得閒言語。惟將見課文字。夙夜諷誦。沈潛細繹。逐日似此。無容間斷。則庶幾心定而理明矣。如何。義林少不勵志。老益荒廢區區悲悔。有死莫追。孔子曰。幼思其長則務學。老思其死則務敎。吾雖思死。而無以爲敎於人。切願諸君子獨不思長而爲前程萬里之計乎。前車之覆。後車之鑑。勉之勉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