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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6
  • 서(5)(書(5))
  • 홍사증에게 답함(答洪士拯)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6 / 서(5)(書(5))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6.0001.TXT.0040
홍사증에게 답함
뜻밖에 한 통의 소중한 편지가 인편을 따라왔기에, 펼쳐 읽어보니 고맙고 후련하여 완연히 마치 몸이 갠 달 속에 있는 듯합니다. 지금은 사특한 학문이 날마다 치성하여 그러하지 않은 곳이 없는 지경입니다. 그러나 도깨비나 괴이한 물건들은 반드시 태양 아래에서 형체를 갖출 수가 없으니, 단지 바른 것을 지키고 흔들리지 않고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그대는 의관(衣冠)과 시례(詩禮)가 있는 집안의 후손이니 어찌 오늘날 또한 이러한 것이 있다는 것을 면치 못하게 됨을 짐작하였겠습니까? 듣고서 놀랍고 두려워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웃의 도가 있음에 비록 일반적인 잘못이라도 오히려 서로 경계하여야 할 것인데, 하물며 이러한 일에 있어서 어찌 차마 분명하지 않게 숨기면서 구해주려는 계책을 생각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늘의 이치와 사람의 도리는 바꿀 수 있는 도가 아닙니다. 중화와 오랑캐, 그리고 사람과 짐승에 대해서는 그 향배가 두려워할 만한 구분이 있으니, 이해(利害)와 화복(禍福)에 이르러서 뚜렷하게 알기 쉬운 말로 상세하게 깨우쳐 주면서 마음을 바꾸게 한다면 어떠하겠습니까? 지금 세상에 살면서 일부의 사람을 구해내는 것도 작은 일이 아니니 사증(士拯)은 천번 만번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강실(講室)의 일은 아직 분열의 단초가 있다고 하니 우울합니다. 지금의 세상을 살아가면서 평생토록 좋은 벗과 함께 한가롭고 적막한 물가에서 묻고 답하며 잘못되는 지경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일이 희롱하고 사물이 시기하여 종종 방해하니 한스럽습니다. 또한 이후로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答洪士拯
意外一幅珍緘。隨風而至。披玩感豁。完然若身在於霽月之中也。目今邪學日熾。無處不然。然魑魅怪物。必不能售形於太陽之下。但守正不撓以待之可也。貴邊乃是衣冠詩禮之社。而豈料今日亦不免有此耶。聞之驚懼。心膽墮落。然在隣里之道。雖尋常過失。猶能相規。況於此等事。豈可隱忍含胡。不思所以救拔之策乎。以天理民彛。不可移易之道。華夷人獸。向背可畏之分。及利害禍福。較然易知之語。詳細曉喩。使之革面如何。居今之世。救得一箇半箇人。亦非小事。願士拯千萬留意也。講室事。尙有携貳之端。可鬱。居今之世。與平生好友。講聚問辨於幽閒寂寞之濱。無至淪胥之地。未嘗不是好事。而事戲物猜。種種間之。可恨。又未知從此而作何狀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