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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6
  • 서(5)(書(5))
  • 박경립에게 답함(答朴景立)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6 / 서(5)(書(5))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6.0001.TXT.0014
박경립에게 답함
지난번의 편지에 아직 답장을 보내지 못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였는데, 뜻밖에 인편이 와서 편지를 전해주어 어버이의 병을 돌보는 상황이 현저하게 좋아지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으니 매우 걱정됩니다. 은혜롭게 보내주신 여러 종류의 선물들은 어떤 일인지요? 이것이 어찌 공재(公齋)나 여점(旅店)에서 깃들어 자고 먹는데 필요한 것이겠습니까? 서로 두텁게 대하는 뜻이 두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포천(抱川)에서 보낸 편지는 어제 도착하였는데, 이에 부쳐 보냈습니다. 관보(寬甫)주 25)가 앓는다는 병을 들어보니 매우 걱정됩니다. 그 병증을 만약 이른 시기에 치료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다른 병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이 뜻을 그에게 알려주어 조속히 조섭(調攝)하여 치료하기를 바랍니다. 시탕(侍湯)하는 중이라 비록 전일(專一)하게 독서할 수 없을 터이지만 시간과 힘이 허락되는 대로 대략이라도 살펴보아서, 완전히 공부를 물리치는 데 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주자(朱子)와 진부중(陳膚仲)주 26)의 한마디 말이 《근사록(近思錄)》 〈가도편(家道篇)〉에 실려 있는데 매우 절실하고 긴요합니다. 이는 집에서 거처하며 일상에서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말입니다. 반드시 여러 곳에 좌우명으로 걸어두고 과정을 시작할 때 보면 좋을 듯합니다.
주석 25)관보(寬甫)
박종식(朴鍾式, 1903~?)이다. 자는 관보(寬甫), 호는 학전(學田)이다. 본관은 밀양(密陽)이며 달성(達城)에 거주하였다. 이직현(李直鉉)의 제자이다.
주석 26)진부중(陳膚仲)
명대(明代)의 학자 진공석(陳孔碩)으로 부중은 그의 자(字)이다.
答朴景立
向書未復。尙庸穎缺。謂表便到。審知湯候尙無顯減之節。爲慮萬。萬惠饋諸種。此何事耶。此豈公齋旅店寄寓宿食之地耶。相厚之義。似涉不厚。抱川書昨日來到。玆以付去耳。寬甫所愼聞甚悶慮。此症若不早早治了。則恐轉成他疾。幸以此意告之。使之不日調治也。侍湯之中。雖不能專一讀書。幸隨時隨力。略綽提省。不至全然頹却也。朱子與陳膚仲一段語。載在近思錄家道篇者。極爲切要。此是居家日用第一語也。必須揭諸座右。視作課程。似好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