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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6
  • 서(5)(書(5))
  • 박경립에게 답함(答朴景立)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6 / 서(5)(書(5))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6.0001.TXT.0013
박경립에게 답함
준규(準奎)가 와서 내일 초지(艸枝)로 간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길은 얼고 날은 추우니 백 리 길을 오가기는 매우 쉽지 않은 일이라 크게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군자는 한 가지 일을 겪으면 한 가지 지혜가 늘어나게 됩니다. 하물며 도(道) 있는 군자의 문하에 찾아가 직접 만나고서도 멍하니 얻은 바가 없어서 만나지 않은 때와 비슷하다면 쓸데없이 다리 힘만 써버리게 되는 꼴이 아니겠습니까? 이 역시 마땅히 스스로 성찰해야 할 지점입니다. 우리 두 사람이 서로 종유(從遊)한 날이 오래지 않은 것이 아니며 그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지극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벗을 만나고 대하는 것에 이르러서도 사방에서 이처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으니 만약 실제적인 효과에 나아가는 바가 없다면 앞으로 어떻게 스스로 해명하겠습니까? 모름지기 이 뜻을 십분 걱정하고 힘써야 할 것입니다.
答朴景立
準奎來。得聞以明日作艸枝之行。氷程寒天。百里往返。甚不易事。令人貢悶。然君子經一事。長一智。況親見君子有道之門。而蒙然無所得。與不見時相似。則不幾於徒費脚力乎。此亦所當自省處也。吾兩人相從之日。不爲不久。尊庭期望之心。不爲不至。至於朋友之見待。四方之指目如此。而若無進就實效。則其將何以自解乎。須體此意。十分惕勵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