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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유자중【치균】에게 답함(答柳子中【稚均】)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70
유자중【치균】에게 답함
재작년에 그대의 형제가 죽는 아픔을 겪었다는 말을 듣고, 정중하게 여러 글자를 거론해서 위로와 문안의 편지를 썼으나, 뒤늦게 중도에 편지가 분실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편지가 도착하지 않았을 텐데, 인편을 통해 그대의 편지를 받으니 감사한 마음과 부끄러운 마음이 아울러 생겨나니,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지나간 일을 뒤늦게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부모님을 모시며 지내는 상황이 근래에는 어떠하며 남은 힘으로 학업을 익히는 일이 스스로 위로할 만한 것이 있는지, 조심스레 묻습니다. 이때는 우리들이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질을 강인하게 하면서 열심히 갈고 닦으며 노력해야 하는 날입니다. 앞으로 닥칠 굴곡은 미리 헤아릴 바가 아니니, 어찌 구차하게 얽매이겠습니까? 현인이 세상을 걱정하는 뜻이 비록 매우 간절하더라도, 분수를 편안하게 여기고 천리(天理)를 즐거워하는 뜻도 그 마음에 나란히 유행하도록 하여야 비로소 치우치지 않게 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천 리 먼 곳에서 서로 그리워하니 그 마음을 이루다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학문이 아직 진보하지 않았는데 늙음이 벌써 왔으니, 눈앞의 천만 가지 기이하고 놀라운 일을 어찌 떠맡아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습니까? 저의 쇠퇴한 상황은 말하지 않아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라건대, 그대와 같이 현명한 이가 나를 먼 관계라고 여기지 않은 지 오래되었으니, 이따금씩 나를 바르게 경계해 주는 것이 어떻습니까?
答柳子中【稚均】
前前年。聞座右遭終鮮之痛。謹擧數字。以修慰存之儀。追聞喬沈中路。而想今未達矣。便頭得承惠訊。感與愧倂。不知攸謝。過境不須追說。謹請侍省候節。邇來何如。餘力溫業。有可以自慰者否。此是吾儕動心忍性。琢磨淬礪之日。前頭夷險。有非豫算。何須區區也。賢人憂世之志。雖極切至。而要使安分樂天之意。竝行於其中。方爲不偏。如何如何。千里相向。不勝情緖。義林學未進而老已至。目下千怪萬驚。其何以擔擡得一半分耶。其頹缺之狀。不言可想。幸賢如吾友。爲之不遐者久矣。時惠規警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