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이현오【원례】에게 답함(答李鉉五【原禮】)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69
이현오【원례】에게 답함
외지고 누추한 호남 구석의 진부한 늙은이가 무슨 영향력이 있기에, 먼저 편지를 보내주신 은혜를 베푸시면서, 이처럼 친절하고 정성스럽습니까? 저는 그대 스승과는 외람되이 동문의 교분이 있지만 버림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은 것은, 옛 친구는 갑자기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되기 때문일 뿐입니다.주 121) 어찌 조금이라도 견줄만한 것이 있겠습니까? 그대가 스승의 벗인 까닭으로 나에게 문안하는 것이라면 혹 괜찮겠지만 만약 그대의 스승을 섬겼던 것처럼 나를 섬기겠다고 한다면 실정에 맞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겠습니까? 지금은 세상을 살아가는 상황이 점점 험난해지고 스승의 학설이 분열되어서, 후배인 젊은 학생이 향해 갈 곳이 없습니다. 오직 그대는 애산(艾山) 정재규(鄭載圭) 선생과 같은 스승을 구해 섬겨서, 밤낮으로 조용히 주도면밀하게 계도해주는 가르침을 받는다면 이것은 이 시대의 좋은 만남일 것입니다. 그대도 역시 마땅히 이처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람이 비록 학문에 뜻을 두었어도, 간혹 지향하는 것이 바르지 않고 식견이 고르지 않아서 편벽되고 방탕하게 되는 귀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스승을 선별하지 않아 초래된 까닭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옛 사람이 '학문에 힘쓰는 것은 스승을 구하는 데 힘쓰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라고 말한 것도 이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대가 이미 스승을 구했다면 다행스럽고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학문의 조예가 얕고 깊어지는 것은 다만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주석 121)옛 친구는 …… 때문일 뿐입니다
《시경》 〈준대로(遵大路)〉에서 "큰길에 달려 나가 그대의 소매를 부여잡았노라. 나를 미워하지 말지어다. 옛 친구를 갑자기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되느니라.【遵大路兮, 摻執子之袪兮. 我無惡兮, 不寁故也.】"라고 하였다.
答李鉉五【原禮】
僻陋湖隅一腐朽。何足爲有無。而乃蒙執事者先施之惠。若是鄭重耶。愚於尊師門。猥有同門之契。而至見不棄者。以故舊之不寁也。豈可有萬一之比況哉。執事以師之友而見存。則或可而若事之如所事云耳。則非其情矣。如何如何。目今世路低險。師說分裂。後生小學。莫適所向。惟執事得師如艾山先生而事之。日夕從容。誘掖周至。此是今日之好際會。執事亦應如此否。人雖有志於學。而或趨向不正。見識不平至不免爲詖淫之歸者。無非所以不擇師之致也。古人所謂務學不如務求師者。非此義耶。執事旣已得之。則幸之又幸。而所造淺深。只在自己之勉不勉如何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