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위치명【혁기】에게 답함(答魏致明【赫基】)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66
위치명【혁기】에게 답함
저는 비루하게 살아서 그저 깊은 산속에서 땔나무를 하고 목축하는 일에 얽매인 부류일 뿐인데, 그대가 어떻게 알고서 이렇게 먼저 편지를 보내주게 된 줄 모르겠습니다. 칭찬하는 것이 사실과 어긋나고 비유하는 것이 실재에서 벗어나, 편지를 받고서 등의 땀이 발바닥까지 흘렀습니다. 들어보니, 그대는 가정의 교훈을 이어받고 성대한 덕이 있는 스승의 문하에서 종유해서, 좋은 소문과 좋은 덕망이 멀고 가까운 곳에 자자하여 솥과 냄비도 귀가 있어 들었을 정도였으니, 항상 매우 공경하고 부러워했습니다. 그래서 독서하는 곳에 한번 가서 조금이라도 쌓인 감회를 풀 수 있기를 바랐으나 이를 수 없었는데, 어떻게 오늘날 도리어 그대의 편지가 이곳에 보내지도록 하는 과실을 저지르게 할 줄 알았겠습니까? 편지를 받고서, 부모님을 모시고 경전을 공부하는 생활이 때에 따라 성대한 줄 알았으니, 매우 위로되고 고마워 실로 듣기 바라던 말에 부합했습니다. 저는 본래 타고난 자질이 좋지 못하고 세운 뜻이 견고하지 못해서, 그럭저럭 지내는 사이에 젊고 혈기 왕성할 시기를 놓쳐버려서 마침내는 단지 한낱 못난 사람이 되었을 뿐입니다. 말을 하자니 슬프고 한탄스러우나 뒤미처 보완할 길이 없습니다. 만약 그대께서 나를 비루하게 여기지 않고 버리지 않아서 혹시라도 포용해주는 은혜를 내려주신다면, 이로 인해 영향을 받아서 남은 생애에 조금이라도 공효를 거두는 것을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바람을 맞아 그리움이 치달리니 잊지 못하겠습니다.
答魏致明【赫基】
義林陋生也。碌碌局束於窮山樵牧之列。未知執事何而知之。而有此先施之擧哉。獎詡失實。比擬不倫。受言惶悚。背汗流跖。伏聞執事承襲家庭之訓。遊從長德之門。令聞令望。藉藉遐邇。鼎鐺有耳。常切欽艶。而期擬一造於讀書庄。以償積懷之萬一。而不可得。豈知今日而坐屈寵牘至此之過哉。因審侍傍經體震艮。對時茂謐。慰沃感豁。實叶願言。義林素稟不美。立志不牢。因循之頃。蹉失少壯光陰。而畢竟成就只是一箇無所肖似之物而已。興言悲歎。無計追補。若有如左右不鄙不棄。或賜包納之惠。則因以擩染以觀餘日一分之收否。臨風馳想。不任耿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