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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박찬길【태규】에게 답함(答朴贊吉【泰奎】)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64
박찬길【태규】에게 답함
찾아오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연이어 은혜로운 편지를 받아 이슬에 손을 씻고 경건하게 읽어보니, 기쁘기가 마치 함께 만나서 서로 토론하는 것 같아서 옷깃을 여기며 공경하는 마음 다 말할 수 없습니다. 편지를 받고 부모님을 모시고 형제들과 즐겁게 지내는 정황이 한결같이 평안함을 알게 되었으니, 참으로 만나고 보고 싶은 마음에 부합합니다. 저는 몸의 병이 깊고 오래되어 더 심해지기만 하고 나아지지 않아서 다만 저승사자가 오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보내준 편지의 뜻은, 상세히 잘 알겠으며 근심스럽고 괴로운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오고 깊은 곳으로 들어가듯 상황이 좋지 않게 된 것은 온 세상이 온통 그러해서 만회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탄식한들 어찌하겠습니까? 세에 길이 전할 선친의 행장(行狀)을 지어 달라는 부탁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나 평소 어울려 노닐던 벗인데 어찌 굳게 사양하겠습니까? 부디 헤아려 용서해 주십시오.
答朴贊吉【泰奎】
紆顧屬耳。繼而承此惠問。盥露莊讀。怳然若盍簪相討。不勝斂袵。憑審庭省棣樂。一視安迪。實副覯降之情。義林身疾沈綿。有加無減。只俟符到而已。示意覼縷奉悉。而可見憂傷之心。下喬入幽。擧世滔滔。莫可挽回久矣。浩歎奈何。先狀不朽之託。我非其人可以堪當。而在平日遊從之友。豈可牢辭。幸惟諒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