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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안신오【홍석】에게 답함(答安信五【洪奭】)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59
안신오【홍석】에게 답함
지난번 방문해 주셨는데, 또 거듭 편지를 받았으니, 감사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편지를 받고서 부모님을 모시며 지내는 형편이 절서에 따라 잘 지내시는 줄 알았으니, 참으로 간절히 바라던 것입니다. 저는 병이 늙음과 함께 와서 날마다 달마다 더해지고 있는데, 스스로 반성하고 옛일을 회상하니 다만 매우 슬프고 우울한 마음일 뿐입니다. 보낸 편지에 "독서(讀書)는 곧 읽고 그만두기를 반복하였고, 이치를 끝까지 연구하는 것【窮理】은 대충 보는 데 그쳤으며, 일상생활에서 일을 행할 때에 이르러 경전의 뜻에 합치되는 것이 10분의 1이고 경전의 뜻과 어긋나는 것이 10분의 9였습니다."라고 하였는데, 다만 이 몇 마디 말은 글자마다 점검했고 구절마다 성찰했다고 말할 만합니다. 독서를 읽고 그만두기를 반복하는 것이 병폐인 줄 안다면 반드시 읽다가 그치지 않는 경지에 이를 수 있고, 대충 보는 것이 병폐가 되는 줄 안다면 반드시 끝까지 깊이 연구한 이후에야 그치는 지경에 이를 수 있을 것이며, 10분의 일이 적고 10분의 9가 많은 줄 안다면 반드시 줄어들고 또 줄어들어서 극복해야 할 욕망 자체가 사라지는 데까지 이를 것입니다. 점검하고 성찰하는 것이 이와 같이 지극하다면 어찌 공부가 크게 진보하지 못할까 근심하겠습니까? 물어보신 공부하는 방법은 '나귀를 타고 있으면서 나귀를 찾는다.【騎驢覓驢】'는 격이라 할 만하니, 어찌 이 여러 말을 도외시하고 별도로 공부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겠습니까? 비록 그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믿지 않겠습니다.
答安信五【洪奭】
旣承枉屈。又荷存訊。感感罔喩。仍審侍中經況。對時貞裕。允符飢渴。義林病與衰謀。日添月加。撫躬追惟只切悲鬱之私而已示喩讀書則或作或輟窮理則略見便休。至於日用行事。合乎經訓者十一。悖乎經訓者十九。只此數語。可謂字字點檢。句句省察。知作輟之爲病。則必至於作之不止。知略見之爲病。則必至於直窮到底而乃已。知十一之爲少。而十九之爲多。則必至於寡之又寡。而無欲之可克矣。點檢省察。如此其至。何患工夫之不長進哉。俯詢爲學之方。可謂騎驢覓驢。豈有外此數語而別有爲學之方也。雖曰有之而吾不信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