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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위운여에게 답함(答魏雲汝)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56
위운여에게 답함
이별한 후 그럭저럭 세월을 보내니 나뭇가지에 가을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리워하는 슬픈 감회는 그대보다 내가 더할 것입니다. 그런데 뜻밖에 편지를 받았으니 그 지극한 기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또 어른들이 건강하시며 부모님을 모시며 잘 지내고 있는 경우이겠습니까. 참으로 소식을 듣고 싶었던 제 마음에 합치됩니다. 《주서절요(朱書節要)》는 유가의 참된 진리가 담긴 글【眞詮】로서,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께서 이른바, "도가 넓고 커서 어디서부터 착수해야 하는가? 오직 이 책이 입문하는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책이고,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선생께서는 이른바 "육경(六經) 이후로 그 뜻이 광대하고 분명한 것은 《주서절요》만한 것이 없다."라고 한 책입니다. 지금 그대의 과업(課業)은 이제 여기에 달려있으니, 힘쓸 곳을 알고 목표로 삼을 곳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직 밤낮으로 깊이 탐구하면서, 급히 보거나 많이 보기를 바라지 말고 오래도록 보며 그치지 않는다면, 저절로 딱 들어맞아 두루 이해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아! 유가의 풍습과 선비들의 기풍이 거의 쓸어버린 듯이 없어졌으나, 오랫동안 알고 어울리던 이들을 보니 한 사람도 그것을 위해 떨쳐 일어나 담당하거나 왕성하게 힘을 쓰는 자가 없어, 평상시 개탄스러워 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오직 그대는 타고난 성품과 지향하는 뜻이 사우(士友)의 기대를 받지 않은 적이 없었고, 지금 학문에 있어서의 조예도 또 이와 같으니, 벗들의 마음에 어떻게 위로되고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부디 부지런히 힘써 주십시오.

【질문】
《대학(大學)》 전문(傳文)의 체재는, 모두 두 가지 일을 아울러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심(正心)'을 말할 때 반드시 '수신(修身)'을 아울러 말했고, 수신을 말할 때 반드시 '제가(齊家)'를 아울러 말했습니다. '평천하(平天下)'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렇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유독 6章에서 '성의(誠意)'만 홀로 말한 것은 무슨 뜻입니까?
【대답】
치지(致知)와 성의(誠意)에는 '아는 것【知】'와 '행하는 것【行】'의 구별이 있습니다. 그런데 성의는 '다시 자신을 닦는 것【自修】'의 처음이 됩니다. 그러므로 연이어 두 조목을 들지 않고, 특별히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한다.【誠其意】'라고 말했습니다.
【질문】
《맹자(孟子)》 「고자(告子)」 편에서 "사람들은 '임금이 똑똑한 체 하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人將曰訑訑, 予旣已知之矣】"라고 한 것에서, 원문(元文)으로 보면 '나는 이미 알고 있다.【予旣知之】'라고 한 것은, 마치 다른 사람이 '아는 체 한다【訑訑】'는 것을 일컫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경원 보씨(輔氏)가 '내가 그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 마음에서 싹튼 것이다.'라고 운운한 주석으로 보면, 마치 '잘난 체하는 것【訑訑】'이 자신을 일컫는 말인 듯합니다.
【대답】
'이이(訑訑)'에 주석에 대한 경원 보씨의 설을 별도의 한 뜻이니, 아마도 본문의 바른 듯은 아닌 듯합니다.
答魏雲汝
別後荏苒。秋風已在樹矣。悵恨之懷。賢未必非我也。謂外承書。其喜劇可知也。矧又庭候康寧。侍節衛重者乎。允愜區區願聞之情。朱書節要此是儒門眞詮。退溪所謂道之浩浩。何處下手。惟此書可以爲入頭處。蘆沙所謂六經以後。滂沛明白。無如此書。今左右課業。方在於此。可謂知所務而得所歸矣。惟願夙夜沈索。母欲速母欲多。久久不已。自有脗然浹洽處矣。嗚呼。儒風士氣。幾乎掃地。而竊觀知舊遊從。無一人爲之奮然擔當沛然用力者。尋常慨然久矣。惟左右資稟志趨。未嘗不爲士友之寄望。而今日之所造。又如此。朋友之情。安得不慰悅乎。千萬勉勉。
大學傳文之體。皆兼言兩事。如言正心。必兼言修身。修身必兼言齊家。以至平天下。無不皆然而獨於六章單言誠意者。何義。
致知誠意。有知行之別。而誠意又是自修之首。故不連擧兩條。而特言誠其意。
告子篇。人將曰訑訑。予旣已知之矣。以元文看之。則所謂予旣知之者。似人稱訑訑者。然而以輔氏註予旣知之之意。萌于中云云看。則有若訑訑者。自稱焉。
訑訑註。輔氏說。自是一義。恐非本文正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