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위운여【계룡】에게 답함(答魏雲汝【啓龍】)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55
위운여【계룡】주 116)에게 답함
소식을 전하는 길이 막혀 연락할 수 없었는데, 오늘의 이 편지는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편지를 받고 놀라서 이 세상에 없는 안약【空靑】주 117)을 얻은 듯 눈이 떠졌습니다. 편지를 통해서 부모님을 모시면서 지내는 체후가 건강하고 평안한 줄 알았으니, 얼마나 듣기를 바랐던 말이겠습니까? 농사짓는 일이 힘들고 괴로운 것이 올해보다 심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늘이 실로 그렇게 했으니,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겠습니까? 다만 한결같이 처분을 따를 뿐입니다. 선대의 업을 이어 집안의 일을 잘 다스리는 것도, 역시 학문 중의 큰일입니다. 다만 일에 따라 이치에 순응해서, 고인이 '의리를 집적하라.【集義】'라고 말한 것에 부끄럽지 않은 것을 아름다운 일로 여길 뿐이니, 어찌 반드시 그 외의 일을 다 물리치고, 날마다 소리 내어 글만 읽는 것을 학문이라고 하겠습니까? 쾌활하지 않은 곳에 들어가서 쾌활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힘을 얻을 써야 할 곳입니다. 이 말은 의미가 있으니,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주석 116)위운여(魏雲汝) 계룡(啓龍)
1870~1951. 위계룡(魏啓龍)의 자가 운여(雲汝)이다.
주석 117)안약【空靑】
공청(空靑)은 금동광(金銅鑛)에서 나는 비취색의 광물로 공작석(孔雀石)의 일종이다. '양매청'이라고도 불리며, 맹인에게 효험이 있어 안질 치료제도 쓰인다.
答魏雲汝【啓龍】
便路阻隔。今此一書。眞望外也。得之若警。如世外之空靑也。因審省體衛重。何等願聞之至。田事艱辛。未有若今歲之甚。然天實爲之。向誰怨尤。只得一聽處分而已。克家幹蠱。亦是學問中一大事。但隨事順理。無愧於占人集義之云爲佳耳。何必掃却外事。日日咿唔而謂之學矣乎。入於不快活處。做得快活。正是得力處。此言有味。試思之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