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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위치검【계온】에게 답함(答魏致儉【啓溫】)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52
위치검【계온】에게 답함
찾아와 주신 것이 계속되었는데 거듭 편지를 받았으니, 벗의 지성스러운 마음이 이렇게까지 지극하단 말입니까. 감사함이 마음에 새겨져 잊을 수가 없습니다. 편지를 받고서, 부모님을 모시며 지내는 차에 정황이 더욱 평안한고 좋다는 것을 알았으니, 매우 듣기를 원했던 것에 부합하였습니다. 보내신 편지에서 "백년의 인간사에 한가한 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라고 하고, 또 "고요한 곳에서 독서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나, 한단지보(邯鄲之步)주 114)가 되는 것을 벗어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라고 하였는데, 그것을 읽으니 끝없이 감개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만일 성찰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말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道)는 잠시라도 멀리해서는 안 되고 마음은 잠시라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진실로 이것에서, 깊이 체득해 깨닫고 독실하게 지킬 수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스스로 깨닫게 되지 않음을 없을 것입니다. 어찌 반드시 한가한 날을 기다리고 고요한 곳을 가리겠습니까?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주석 114)한단지보(邯鄲之步)
자기의 본분을 버리고 남을 흉내 내면 두 가지를 모두 잃게 된다는 뜻이다. 《장자(莊子)》 「추수(秋水)」편에 "그대는 수릉(壽陵)의 청년이 한단(邯鄲 趙나라 수도)에서 한단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배운 것에 대해 듣지 못하였는가? 한단의 걸음을 습득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기의 걸음걸이까지도 잊어버리고 기어서 자기 나라로 돌아왔다네."라고 하였다.
答魏致儉【啓溫】
垂枉屬耳。荐被心畵。故人繾綣。一至是耶。感刻心頭不容忘己。仍審侍省之餘。震艮節宣增至。尤叶願聞來喩百年人事。閒日幾何。又曰非不欲就靜看書而恐不免爲邯鄲之步。讀之令人有感慨不盡之意。如非循省。說不得到此也。然道不可須臾離。心不可須臾放。苟能於此。體認之深。持字之篤。則無時無處而不自得焉。何必等待閒日。揀擇靜處耶。試思之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