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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박백순【효동】에게 답함(答朴伯順【孝東】)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44
박백순【효동】에게 답함
서울로 간 뒤에 비록 조용히 찾아가지 못하였는데 인편으로 온 소식이 여러 가지로 자못 위로됩니다. 하물며 천 리 먼길을 왕래하면서 사문(斯文)의 장덕(長德)을 만나보고 돌아왔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이며 친구의 정으로서도 또한 영광입니다. 대저 그대는 자질이 아름답고 재주가 뛰어나며 나이가 젊고 힘이 있습니다. 위로는 부모님이 모두 생존해 계시고, 아래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또한 먹고 입을 것에 대한 계책과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령(使令)이 대략 있어 비록 스스로의 힘이 아니더라도 어른을 봉양하고 아랫사람들을 양육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매번 그대가 일하는 데는 부지런하지만 책을 읽는 데는 느릿느릿하여 평소 밝지 못한 것을 볼 때마다, 생각건대 부자와 형제 사이에 분명히 일부의 정해진 계획이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닌지요. 구구하게 서로 사랑하는 심정으로 늘 한 번 나의 어리석은 생각을 바치고 싶었지만 미처 결행하지 못했는데, 지금 온 편지를 보니 그 간절히 후회하는 뜻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으니 참으로 치하할 만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찌 백 리 마다 한 번씩 쉬면서주 99) 이처럼 고생스럽게 스승을 찾는 일을 하겠습니까. 덕 있는 집안에 어진 선비가 많아진 것을 축하드립니다.
주석 99)백사(百舍)
백 리마다 한 번씩 쉰다는 뜻으로, 고생고생을 하며 찾아가는 것을 말한다. 《장자》 천도(天道)에, "사성기(士成綺) 노자(老子)를 찾아뵙고는 말하기를, '백 리마다 한 번씩 쉬면서 발에 물집이 겹으로 생겼어도 쉬지 않고 왔습니다.【百舍重趼而不敢息.】' 하였다." 하였다.
答朴伯順【孝東】
洛行後。雖違造穩。便頭消息。不啻種種。頗用爲慰。況千里宿糧。得見斯文長德而歸。此何等好事。朋友之情。亦榮矣。大抵。伯順質美才悟。年富力强。上有俱存之慶。下有無故之樂。且粗有衣食之計。使令之任。雖非自力足以爲上奉下育。而每見伯順勤於幹務。而緩於讀書。尋常未瑩。意謂其父子兄弟之間。必有一副定算。非傍人所可知者。區區相愛之情。常欲一番貢愚而未果矣。今見來書。其縷縷悔悟之意。不一而足。可賀可賀。不然。其何以百舍重趼。判此從師之行哉。爲德門賀其賢士之多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