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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홍영여【경주】에게 답함(答洪榮汝【慶周】)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40
홍영여【경주】에게 답함
따라서 노닐던 날이 오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한 차례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 아직도 이처럼 빠뜨렸으니 어찌 좌우(座右)를 오히려 포용하고 먼저 곡진히 베푸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편지 끝에서 말씀하신, '다만 집안의 일로 인하여 기꺼이 소인이 되었습니다.【只因家務. 甘歸小人】'라는 한 구절은 제 생각에는 알지 못할 바가 있습니다. 무릇 일【事】 밖에는 도(道)가 없고, 도(道) 밖에는 일【事】이 없습니다. 모든 일에서 도리(道理)를 보고 쉽게 넘겨버리지 않고서, 더욱이 남은 힘과 여유가 있는 날에 다소의 글【文字】을 읽고 푹 무젖도록 익힌다면 어찌 통달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겠습니까? 다만 세운 뜻이 굳세지 않고 상황에 따라 골몰(汨沒)하게 되며, 또 조금이라도 틈이 나거든 무익한 말을 하고, 무익한 일을 하고, 무익한 사람을 만난다면 어느 시간에 독서를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그럭저럭 살아가는 해악이니 뭇사람들의 공통된 근심거리가 되는 까닭입니다. 받은 편지의 뜻으로 인하여 감히 이러한 내용까지 언급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答洪榮汝【慶周】
遊從之日。非不久矣。而一書往復。尙爾闕焉。豈謂座右猶且包容。而曲加先施哉。紙末所云。只因家務。甘歸小人。此一節。於鄙意有所未喩。夫事外無道。道外無事。每事看得道理。不令容易放過。更於餘力暇日。看得多少文字。以浸灌之。何患不達也。但立志不牢。隨事汨沒。且於小小暇隙。打無益之語。作無益之事。接無益之人。則更有何時可以讀書乎。此因循之害。所以爲衆人通患也。因來書之意。敢此及之。未知以爲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