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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김윤여【규홍】에게 답함(答金允汝【奎洪】)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34
김윤여【규홍】에게 답함
친구의 소식이 새로운 봄과 함께 이르니 감사함과 위로됨을 말로 다할 수가 없습니다. 하물며 체도(體度)의 절선(節宣)주 75)이 더욱 태평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저의 기대하는 마음에 더욱 흡족합니다. 저는 흰 머리에다 정신도 몽롱한데 또 나이를 한 살 먹게 되었으니 그저 간절히 옛 사람처럼 빈궁한 초려에서 탄식주 76)할 뿐입니다. 영랑(令郞)주 77)의 지난 겨울 공부는 기대와 바람을 만에 하나라도 만족시키는 뜻이 있다고 할 수 있으신지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이처럼 쓸쓸하게 되었으니 매우 부끄럽습니다. 다만 그 박실(朴實)하고 영오(穎悟)한 자질은 앞으로 크게 발전할 가망이 일찍이 있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빨리 변화하기를 바라지 말고 조금씩 부지런히 이끌어준다면 어떠하겠습니까? 보내주신 편지에서 시상(時象)주 78)에 대한 탄식은 같은 배를 탔는데 바람은 만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으니 어찌하겠습니까. 오직 자신의 도리를 다하면서 하늘의 명을 들을 뿐입니다. 옛사람이 이른바, '편안히 지내면서 천명을 기다린다.【居易俟命】'는 말은 이를 이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서로 바라보면서 그리운 마음을 보내니 그저 간절히 슬퍼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주석 75)절선(節宣)
계절에 따라 몸을 잘 조섭하는 것을 말한다.
주석 76)빈궁한 초려에서 탄식
원문은 '포류궁려지탄(蒲柳窮廬之歎)'으로, 유약한 자질 때문에 젊은 시절부터 학업에 힘을 쏟지 못하고 또 세상에 포부도 펴지 못한 채 허무하게 지레 늙어 버렸다는 의미이다.
주석 77)영랑(令郞)
남의 자식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주석 78)시상(時象)
시대 또는 시국의 상황 등을 의미하는 말이다.
答金允汝【奎洪】
故人音信。與新春俱至。感豁慰沃。曷以勝喩。矧審體度節宣。復泰增重。尤叶企仰。義林白首懵懵。又添一齒。只切古人窮廬之歎而已。令郞前冬功夫。可以稱塞其期望萬一之意否。切愧無以資助。而遽且落落也。但其朴實之質。穎悟之姿。未嘗無前頭長進之望。勿求速化。勤勤提勑如何。示中時象之歎。可謂同舟遇風。奈何奈何。惟盡其在我者。而聽天所命而已。古人所謂居易俟命。非此之謂耶。相望送情。只切悲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