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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양백후【유묵】에게 답함(答梁伯厚【維黙】)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30
양백후【유묵】에게 답함
길이 멀고 인편이 드문데 이번 편지는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깊이 돌보아주심을 삼가 알았으니 감사하기 한량이 없습니다. 오랜 객지 생활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또 이번 봄을 보내게 되었으니 나의 고향 동산과 친구들을 저버리는 뜻이 많습니다. 대저 이 몸이 이사【搬移】를 한 것은 비록 사계(私計)의 부득이함에서 나왔을 뿐이지만, 그대의 고을이 멀지 않으니 아침저녁으로 함께 종유하여 만년(晩年)에 의지할 곳으로 삼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풍랑이 그치지 않아 한 조각 부평초와 같은 배가 아직도 이처럼 흔들리고 있을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다만 생각건대 그대의 형제가 몸을 닦고 힘써 공부하면서 이미 자숙(自淑)한 다음에 또 가끔씩 편지를 보내주시어 객지에서 쓸쓸하게 지내는 나의 회포를 위로해주시니, 참으로 민망합니다. 구구한 이 몸의 일은 비록 마침내 어떤 상황이 될는지 알 수가 없으나, 만약 고향으로 돌아가서 집을 찾을 날이 있다면 마땅히 그대와 함께 오봉(五峯)의 물과 바위 사이를 소요하면서 서로 마주하고 글을 읽으면서 여생을 보낼 것입니다. 오직 백후(伯厚) 그대는 더욱 스스로를 경계하고 검칙(檢飭)하여 우리 두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예사롭게 사귈 뿐은 아니도록 하기를 바랍니다.
도리(道理)는 천연적으로 본디 존재하는 것주 64)인데, 어찌 새로운 해석을 한다거나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없다는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사람의 생각으로 특별한 입장에서 새로운 해석을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傳文)은 증자(曾子)의 뜻을 그의 문인(門人)들이 기록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증자의 말씀에 특별히 '증자왈(曾子曰)'이라고 쓴 것일 뿐입니다.
주석 64)천연적으로 본디 존재하는 것
정자(程子; 정이(程頤))의 말로 《이정유서(二程遺書)》 권17에, "모든 사물에는 다 천연적으로 중(中)이 있어서 사람이 안배할 필요가 없다.【事事物物上皆天然有個中在那上, 不待人安排也.】"라고 하였다.
答梁伯厚【維黙】
路迃便稀。此書何從而至。仰認傾眷。感佩沒量。久客不歸。又此送春。其所以負我鄕園知舊之意。多矣。大抵此身搬移。雖出於私計之不得而已。惟是仁里不遠。謂可以朝夕相從。爲晩暮毗倚之地。誰知風浪未定。而一片萍帆。尙此搖搖哉。但念我友昆季躬修力學。旣以自淑又能種種寄聲。慰此羈泊寂寥之懷。可憒可憒。區區身事。雖不知竟作何狀。而若有還山尋巢之日。則當與我友逍遙相對於五峯水石之間。尋行數墨。以遺餘日也。惟伯厚益目警勅。無使吾兩人爲終始閒追逐也。
道理是天然自有底。何嘗有解新不解新之可言。但人之意思特地解新。傳文是曾子之意。而門人記之。故於曾子之言。則特以曾子曰識之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