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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이광견에게 답함(答李光見)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22
이광견에게 답함
한결같은 마음을 독실히 지켜 세속의 어지러운 일에 이끌리지 않으시니 좋은 일입니다. 우러러 기상(氣象)을 생각하자니 저도 모르게 청상(淸爽)함이 부럽습니다. 지금부터 지속해 나가서 대수롭지 않은 것조차 용납하지 않게 된다면 공자(孔子)ㆍ안자(顔子)의 즐거움, 맹자(孟子)의 호연지기(浩然之氣), 주자(周子 주돈이(周敦頤))ㆍ정자(程子 정호(程顥))의 화창한 바람이나 밝은 달과 같은 인품주 37)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집안을 꾸리는 여가에 펼쳐 놓고 감상하는 것이 근래에 「홍범(洪範)」에 있으니 우리 벗께서 심력을 다하는 근실함은 일반 사람이 미칠 수 없습니다. 어찌 옛날의 위 무공(衛武公)주 38)과 거원(蘧瑗)주 39)만이 미덕(美德)을 독차지하겠습니까. 의림(義林)은 타고난 기질이 매우 박약하고 또 평소에 배양한 힘도 없습니다. 늘그막에 이르러서는 쇠퇴한 정도가 더욱 심해서 비록 애써 일으켜 세우고자 하더라도 곧 다시 옛날대로 이니 어찌하겠습니까. 우리 벗께서 저를 위해 채찍질하여 때를 놓치고 상황이 지나버린 뒤 끝에 터럭만큼의 수확이라도 거두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되기를 처음부터 바라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주석 37)화창한……인품
송나라 황정견(黃庭堅)이 주돈이(周敦頤)에 대해 일컫기를, "인품이 매우 높아서 가슴속의 시원함이 마치 광풍제월과 같다.【人品甚高, 胸懷灑落, 如光風霽月.】" 하였고, 주희는 정명도(程明道)의 군자다운 모습에 대해 "봄기운처럼 따뜻하고 산처럼 우뚝 섰으며, 옥빛처럼 아름답고 종소리처럼 웅장했다.【揚休山立, 玉色金聲.】"라고 칭송하였다. 《宋史 卷427 周敦頤列傳》 《朱子全書 卷66 六先生畫像贊 明道先生》
주석 38)위 무공(衛武公)
9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라 사람들에게 자신을 일깨울 만한 좋은 말을 해 달라고 당부할 정도로 훌륭한 덕을 지녔다고 전한다. 《시경(詩經)》 〈위풍 기욱(淇奧)〉이 그의 덕을 칭송하는 시로 알려져 있다.
주석 39)거원(蘧瑗)
춘추 시대 위(衛)나라의 현대부(賢大夫)로 자가 백옥(伯玉)이다. 《장자》 〈칙양(則陽)〉에 "거백옥은 나이 육십이 되는 동안 육십 번이나 잘못된 점을 고쳤다.【蘧伯玉, 行年六十而六十化.】"라고 하였고, 《회남자(淮南子)》 〈원도훈(原道訓)〉에는 "나이 오십에 사십구 년 동안의 잘못을 깨달았다.【年五十, 而知四十九年非.】"라고 하였다.
答李光見
謹守一心。不爲俗撓所牽引。好事好事。想仰氣象。不覺淸爽可艶。從此接續。至於些子不容。則孔顔之樂。孟子之浩然。周程之光風霽月。可以見之矣。幹務餘力。所以被玩。近在洪範。吾友心力之勤實。非常調人可及。衛武蘧瑗。豈惟專美於古也。義林稟氣甚薄。又無素養之力。至於老而頹靡益甚。雖欲作力扶竪。而旋復如故。奈何奈何。願吾友爲之鞭策之。俾有絲毫之收於失時過境之餘者。未始非區區之望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