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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구첨여【혁모】에게 답함(答具瞻汝【赫謨】)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19
구첨여【혁모】에게 답함
세초(歲初)에 우연히 일로 말미암아 여행 중인 분이 일부러 제집을 찾게 하였지만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셨으니 부끄럽고 서글픈 마음이 어찌 그치겠습니까. 삼가 서한을 올려 서둘러 사죄하고 싶었지만 믿을 만한 인편이 없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서한 1폭을 받았으니 잘못을 따지지 않으시는 도량이 사람을 탄복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칩거하느라 세상과 격리되어 한 번도 사례를 드리지 못하였으니 앞뒤로 거역하고 소홀히 한 죄가 큽니다. 어찌 감히 너그러운 용서를 바라겠습니까. 연구가 정밀하고 사고가 깊으니 궤안(几案)을 마주한 공부는 더욱 높고도 깊을 것입니다. 풍의(風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나날이 간절해집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귀댁까지 노정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응당 아침저녁으로 왕래하여 끊임없이 오가야 하건만 한차례 길을 나서는 것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존당(尊堂 상대방의 어머니)께서 연세와 덕망이 더욱 높으시니 언제든 안부를 살펴야 하는 향당의 후생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실로 매우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송사(松沙 기우만(奇宇萬)) 어른께서 몸소 찾아오실 것이라는 말씀은 이전에 들어 알고 있으며 일전에 또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다만 달 초로 약속을 잡았지만 확실한 날짜는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빨리 오신다면 당연히 말씀하신 대로 일찌감치 기별을 보내 알리겠습니다.
答具瞻汝【赫謨】
歲初偶因事。故致使御者到敝廬。未過而歸。愧悵曷已。竊欲折簡催謝。而無便可憑。謂外心畵一幅。不較之量。令人歎服。然而滾蟄阻閡。一副謝儀。亦且未擧。其前後違慢之咎大矣。安敢望善恕也。棐几盛課。硏精覃思。想益崇深。馳想風義。日以勤止。陋寓之於貴庄。相距爲幾何道理。宜若晨夕往來。源源相聚。而一番之行。尙爾未遂。況尊堂年德彌邵。爲鄕黨後生者。理合隨時存省者耶。愧負實多。松沙丈枉顧之示。前此聞知。日前又有往復。只以月初證期。而無的指日子耳。若賁然。則當依示。趁早通奇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