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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이덕재【인환】에게 답함(答李德哉【仁煥】)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17
이덕재【인환】에게 답함
뜻하지 않게 서한을 받았으니 감격스러움을 어떻게 비유하겠습니까. 지난번 이별할 때 비를 무릅쓰고 저물녘에 길을 나섰으니 곤란했던 상황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근래에 개장(改葬)하였다고 들었는데 막 초상(初喪)을 치르는 듯한 애통한 심정을 어떻게 견디십니까? 길일을 택해 안치하는 것 또한 성효(誠孝 참된 효심)에서 나온 것입니다. 형들의 편지 내용은 삼가 잘 알겠습니다만, 형들께서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으신 듯합니다. 그처럼 즐겁게 노는 장소에서 어찌 반드시 억지로 문호(門戶)를 세워 여러 사람의 비난을 불러들이겠습니까. 천만번 신중해야 합니다. 보낸 편지에 운운하신 것은 참으로 많은 사람의 일반적인 병통입니다. 마음에 주인이 없으면 일을 겪을 때마다 그 일에 골몰하는 것이 진실로 자연스러운 형세입니다. 일이 이르기도 전에 미리 맞이하고 일이 이미 지나갔건만 뒤쫓아 간다면 생각이 꼬리를 물고 바뀌며 번갈아 찾아와 틈이 없게 됩니다. 이것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모름지기 마음에 주인이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주인이 되겠습니까. 경(敬)일 뿐입니다. 그러나 오로지 '경(敬)'만 지켜서는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의리를 궁구하고 분명하게 처치한 다음에야 점차 효과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의림(義林)은 바로 이 첫 번째 관문(關門)에 주저앉아 통과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다만 들었던 말을 되뇌어 저를 멀리하지 않는 성의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합니다. 양찰(諒察)하시기 바랍니다.
答李德哉【仁煥】
謂外得書。感感何喩。向別時。冒雨觸暮。其窘可想。聞近經緬事。如新之痛。何以支慰。協吉安措。亦誠孝致然。僉兄書謹已領悉。而恐僉兄未加三思也。以若游好之場何必强立門戶。以來多少人言耶。千萬愼審也。來喩云云。此固衆人通病也。心旣無主。則隨事汨沒。勢所固然。事未至而迎之。事已過而將之。念念遷革交來無間。若欲免此。須是心有主。如何爲主。敬而已矣。然專守着一箇敬不得。必須窮索義理。斷置分明然後。可以漸次見功矣。義林正坐此一關不透。至今倀倀。聊誦所聞以塞不遐之萬一。幸諒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