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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이옥견에게 답함(答李玉見)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16
이옥견에게 답함
보내신 편지에 "번잡하고 어지러운 일은 어느 곳에나 다 있다."라는 말씀은 참으로 격언(格言)입니다. 마음이 안정되고 고요하다【定靜】주 34)면 어지러운 도회지에서도 저절로 여유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궁벽한 산에 홀로 앉아서 입정(入定)에 든 승려와 같더라도 어수선함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이른바 안정되고 고요함이라는 것을 어떻게 공부하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잘 헤아려야 할 부분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상 구경은 이미 지나간 일에 속하니 뒤미쳐 언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인사(人事)를 닦아 천명(天命)을 기다린다는 것은 다른 때에나 하는 말이지 지금 상황에 들어맞는 말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내면에 있는 것을 추구할 뿐 외부에서 구하지 않고 자기에게 있는 것을 추구할 뿐 남에게서 추구하지 않는 것이 어찌 인사를 닦아 천명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한겨울에 꽃을 찾고 그믐날에 달을 기다리듯 하면서 이것을 수인대천(修人待天)이라고 이른다면 잘못입니다.
주석 34)안정되고 고요하다【定靜】
《대학장구(大學章句)》에 "그칠 데를 안 뒤에 정함이 있으니, 정한 뒤에 고요할 수 있고, 고요한 뒤에 편안할 수 있고, 편안한 뒤에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뒤에 얻을 수 있다.【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라고 하였는데, 주자의 주에 "지(止)는 마땅히 그쳐야 할 곳이니 바로 지선(至善)이 있는 곳이다. 이것을 안다면 뜻이 정(定)한 방향이 있을 것이다. 정(靜)은 마음이 망녕되이 동(動)하지 않음을 이르고, 안(安)은 처한 바에 편안함을 이르고, 려(慮)는 일을 처리하기를 정밀하고 상세히 함을 이르고, 득(得)은 그 그칠 바를 얻음을 이른다." 하였다.
答李玉見
示中煩擾無處無之。此眞格言也。心苟定靜雖城市撓攘中。自有餘地。不然雖獨坐窮山。如入定僧樣。不勝其撓撓矣。然則其所謂定靜者。若何而用功哉。此正恰有商量處。如何。觀光一事。已屬過境。不須追提。然修人待天。此是別時說。非目下着題語也。然則求其在內者。而不求於外。求其在己者。而不求於人。亦豈不是修人待天乎。若索花於冬。待月於晦。而謂之修人待天則左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