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안공삼【규용】에게 보냄(與安公三【圭容】)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12
안공삼【규용】에게 보냄
한 해가 저물어 새해가 되고 계절에 따라 경물(景物)도 바뀌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효성이 천성에서 비롯되었으니 슬픔과 사모하는 마음을 어떻게 견디십니까. 멀리서 애타는 마음 견딜 수 없습니다. 삼가 보건대 세상의 형편은 재앙이 천하에 가득하여 아침에 저녁을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두렵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우리 동방에 복을 내려 황제의 조서가 반포되었으니 깊은 산 궁벽한 골짜기의 어리석은 백성들조차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여기에서 병이(秉彝)가 추락하지 않았음을 볼 수 있고 또 우리나라의 보록(寶籙)이 무궁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 한관(漢官)의 위엄주 32)을 오늘 다시 볼 수 있으니 우리는 과연 예전처럼 태평 세계를 뒤따르겠지요. 위안이 됩니다. 송사 선생(松沙先生 기우만(奇宇萬))의 봉함 상소는 역시 한 도의 바람을 채워주고 천하에 할 말이 있게 되었습니다. 세초(歲初)에 송사 등 여러 벗과 나아가 우리 벗을 조문하고 이로 인하여 중흥동(中興洞)으로 가서 한 번 서로 만날 계획이었지만, 곧 사사로운 일에 매여서 잠시 그만두었습니다. 몸을 잘 보중하시어 세상이 어려워졌을 때 서로에게 바라는 뜻에 부응하시기 바랍니다.
주석 32)한관(漢官)의 위엄
지금은 없어진 옛날의 제도와 문물을 말한다. 신망(新莽) 말년에 유수(劉秀) 즉 광무제(光武帝)가 회양왕(淮陽王) 유현(劉玄)에 의해 사예교위(司隷校尉)에 발탁되었을 때, 그동안 왕망(王莽)에 의해 폐기된 한나라의 복식(服飾) 등 옛 제도를 모두 복구시키자, 늙은 관리들이 눈물을 흘리며 "오늘에 다시 한관의 위의를 보게 될 줄은 생각하지도 못하였다.【不圖今日復見漢官威儀.】"라고 탄식한 고사가 전한다. 《後漢書 卷1上 光武帝紀》
與安公三【圭容】
歲色飜改。時物變嬗。伏惟孝思根天。哀慕何堪。遠外區區不任。竊覵時象滔天。凜凜若不俟朝夕。天祚我東。溫綸渙發。雖深山窮峽。愚夫愚婦。無不感激流涕。此可見秉彛之不墜。又可見我國家寶籙爲無窮也。嗚乎。漢官威儀。今可復覩。而吾儕果爾追逐於昇平世界如前日耶。可慰可慰。松沙先生封章。亦可以塞一路之望。而有辭於天下矣。歲初與松下諸友。晉弔吾友。因往中興洞爲一番相觀計矣。旋爲私故所縻。姑且見停。更冀加愛。以副歲寒相望之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