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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이광빈에게 답함(答李光彬)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10
이광빈에게 답함
지허(至虛)하면서도 지실(至實)하고 지무(至無)하면서도 지유(至有)하고 지일(至一)하면서도 지만(至萬)한 것이 보존되고 지동(至同)하면서도 지이(至異)한 것이 보존되는 것이 이(理)의 본래 체단(體段)입니다. 기(氣)는 단지 이 모든 것을 싣는 지반(地盤)일 뿐입니다. 운행의 수단이 어찌 이(理)와 대치하고 병립하며 동(同)과 이(異)로 형태가 나뉘고 체(體)와 용(用)으로 각각 유지되겠습니까. 세상에서 기를 위주로 여기는 자들은 으레 허(虛)를 이(理)라고 하고 실(實)을 기(氣)라고 하며 무(無)를 이라고 하고 유(有)를 기라고 하며 지일(至一)을 이라고 하고 지만(至萬)을 기라고 하며 지동(至同)을 이라고 하고 지리(至理)를 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모호하고 분별이 없는 사물로 간주하여 주도하고 재제(栽制)하는 권한을 오로지 기로 돌리는데 이것이 근래의 폐단입니다. 형의 이러한 논의는 지난번 서신과 조금 다르지만 역시 지난번 서신의 뜻이 없지는 않습니다. "탕(湯), 무(武)가 본래의 성품을 회복주 30)하기 이전이 곧 기질(氣質)의 성(性)이다."라고 하고, 또 "같은 것은 이이고 다른 것은 기이다."라고 하셨는데 이것이 전날에 펼쳤던 기를 위주로 여기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부디 깊이 성찰하여 돌이켜 보시기 바랍니다.
주석 30)탕(湯)……회복
《맹자》 〈진심 하(盡心下)〉에 "요순은 성품대로 한 분이고, 탕무는 돌이킨 사람이다.【尭舜性者也, 湯武反之也.】"라고 한 것을 두고 말한다.
答李光彬
至虛而至實。至無而至有。至一而有至萬者存。至同而有至異者存。此理之本來體段也。氣只是該載之地盤也。運行之手脚。何嘗與理對峙竝立。而同異分態。體用各持哉。世之主氣者。例以虛爲理。而實爲氣。以無爲理。而有爲氣。以至一爲理。而至萬爲氣。以至同爲理。而至異爲氣。使理爲一箇儱侗無分無別底物事。而主張栽制之權專。歸於氣。此近日之敝也。兄之此論。與前書差殊。而亦不無前書之意。其曰湯武反之之前。便是氣質之性。又曰同者理而異者氣。此非前日之主氣之意乎。千萬猛省而反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