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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이광빈에게 답함(答李光彬)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08
이광빈에게 답함
보내신 서한에서 심성(心性)에 대해 운운하신 것은 하나하나 타당한 말씀이라서 다시 따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니 한 시대의 뒤얽힌 논의를 타파하기에 충분합니다. 오늘날 사우(士友)들의 논의는 기(氣)를 위주로 하는 경우가 있고 이(理)를 위주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를 위주로 하는 경우는 진실로 말할 가치가 없고 이를 위주로 하는 경우도 의심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대체로 심(心)은 기(氣)의 정상(精爽)이고 성(性)은 이(理)의 결과(結裹)입니다. 명의(名義)와 경계가 본래 이와 같지만, 옛 성현들이 입언(立言)을 통하여 전한 교훈은 각각 어세(語勢)로 인하여 크게 달랐습니다. 장자(張子 장재(張載))가 말한 "심은 성을 검속할 수 있지만 성은 그 심을 검속할 줄 모른다."주 15)라는 것과 주자(朱子)가 말한 "성은 태극과 같고 심은 음양과 같다."주 16)라고 한 것은 구분하여 말한 것입니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다."주 17)라는 맹자(孟子)의 말, "심은 태극이다."주 18)라는 소자(邵子 소옹(邵雍))의 말, "오직 마음은 상대할 것이 없다."주 19)는 주자(朱子)의 말은 심과 성을 합하여 말한 것입니다. 합하여 말하면 성(性)은 본래 심 안에 있으니 대립시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쪽 사람들은 전체를 말하면 심이고 한쪽을 말하면 성이라고 봅니다. 또 이(理)로 이(理)를 갖추고 이(理)로 이(理)를 묘합한다고 여겨 별도로 무위진인(無位眞人)이 명명(冥冥)한 곳에 앉아 있는 듯합니다. 이같이 하면서 어떻게 기를 위주로 하는 논의를 굴복시켜 귀일하게 하겠습니까. 형께서는 "성(性)을 논하는 자는 반드시 본연(本然)을 성으로 여기고 심(心)을 논하는 자는 반드시 본심(本心)을 심으로 여긴다."라고 하시고, 또 "'인(仁)은 인심(人心)이고'주 20) '심(心)은 생도(生道)이며'주 21) '복괘(復卦)에서 천지의 마음을 본다'주 22)라고 할 때의 '심(心)' 자는 기(氣)인가, 이(理)인가?"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매우 좋은 말씀입니다. 기(氣)를 위주로 하는 사람은 나뉘는 것만 볼 뿐이지 합치되는 것을 모르고 이(理)를 위주로 하는 사람은 합치되는 것만 볼뿐이지 나뉘는 것을 모릅니다. 서로 잘못된 곳으로 돌아가지 않겠습니까. 형의 논의는 저쪽에 치우치지도 않고 또 이쪽에 치우치지도 않는다고 이를 수 있습니다.
주석 15)마음은…… 모른다
《논어집주》 〈위령공(衛靈公)〉에 "사람이 도(道)를 넓히는 것이요, 도(道)가 사람을 넓히는 것은 아니다.【人能弘道, 非道弘人.】"라고 한 경문에 대한 집주에 장재(張載)가 "마음이 성(性)을 다할 수 있으니, 이것은 사람이 도(道)를 크게 하는 것이요, 성(性)은 마음을 검속할 줄 모르니, 이것은 도(道)가 사람을 크게 함이 아닌 것이다.【心能盡性, 人能弘道也, 性不知檢其心, 非道弘人也.】"라고 한 말이 실려 있다.
주석 16)성은……같다
《주자어류》에 "성은 태극과 같고, 마음은 음양과 같다. 태극은 단지 음양 속에 있으니, 음양을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태극을 논할 경우에 태극은 자체로 태극이고, 음양은 자체로 음양이다. 오직 성과 마음이 또한 그러하니, 이른바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이다.'라는 것이다.【性猶太極也, 心猶陰陽也. 太極只在陰陽之中, 非能離陰陽也. 然至論太極自是太極, 陰陽自是陰陽. 惟性與心亦然, 所謂一而二, 二而一也.】"라고 하였다. 《朱子語類 卷5 性情心意等名義》
주석 17)인은……마음이다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보인다.
주석 18)심은 태극이다
소옹(邵雍)의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관물외편 하(觀物外篇下)〉에 "도가 태극이 되고, 심이 태극이 된다.【道爲太極 ,心爲太極.】"라는 말이 보인다.
주석 19)
오직……없다《주자어류(朱子語類)》 권5, 권98에 보인다.
주석 20)인은……인심이고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보인다.
주석 21)심(心)은 생도(生道)이며
《이정유서》 권21과 《근사록집해(近思錄集解)》 권1 〈도체(道體)〉 등에 보이는 이천 선생의 말로, "마음은 생도이다. 이 마음이 있어야 이 형체를 갖추어 태어나니, 측은지심은 사람의 생도이다.【心, 生道也. 有是心, 斯具是形以生, 惻隱之心, 人之生道也.】"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주자(朱子)는 "마음이 생도라는 것은 천지가 만물을 낳는 것으로 마음을 삼는데 사람이 이를 얻어서 마음을 삼은 것을 말한다.【心生道也, 謂天地以生物爲心, 而人得之以爲心者.】"라고 하였다.
주석 22)복괘(復卦)에서……본다
이 말은 《주역》복괘(復卦)의 단사(彖辭)에 보인다.
答李光彬
示喩心性之云。節節亭當。無容更評。足破一時繳繞之論。近日士友之論。有主氣者。有主理者。其主氣者。固不足言。其主理者。亦不無可疑矣。大抵心者氣之精爽也。性者理之結裹也。其名義界至。本自如此。而從古聖賢。立言垂訓。各因語勢而煞有不同。張子所謂心能檢性。性不知檢其心。朱子所謂性猶太極。心猶陰陽。是分而言之者也。孟子所謂仁人心。邵子所謂心太極。朱子所謂惟心無對。是合而言之者也。合而言之。則性固在中而不必對擧說下矣。然以一邊人以爲全言則心。偏言則性又以爲以理具理。以理妙理。似若別有一箇無位眞人。坐任冥冥之中。如此而何以屈主氣之論。而使之歸一哉。兄謂論性者。必以本然爲性。論心者。必以本心爲心。又曰。仁人心。心生道。復見天地之心。此等心字。是氣乎理乎。此說甚善。主氣家但知其分。而不知其合。主理家但知其合。而不知其分。不其歸於胥失乎。兄論可謂不偏於彼。而又不偏於此矣。